“개화기 벌 부족 … 수분율 저하 우려”
“개화기 벌 부족 … 수분율 저하 우려”
  • 윤소희
  • 승인 2023.04.05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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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 조기개화 화접 가용인력 수급대책 시급
인공수분 위한 외국인인력 적기수급 및
지역 학생·군인·기관 등 도움 필요
지난해 천안시 공무원들이 배 과수원을 찾아 인공수분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천안시)
지난해 천안시 공무원들이 배 과수원을 찾아 인공수분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천안시)

올해 배, 사과, 복숭아 등 주요 과수의 개화시기가 평년 대비 최대 10일 정도 빠를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조기개화에 대한 대응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최근 이상기후가 심해짐에 따라 꿀벌이 대거 줄고 있어 개화기임에도 수정작업이 제때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따라서 자연 수분율 저하에 대한 우려가 높아져 점차 인공수분을 늘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현장에서는 인공수분 활성화를 위한 개화기 화접 가용인력 수급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충남에서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업인은 “기후변화 등의 영향으로 과수 개화가 빨라져서 개화기가 다가왔는데도 꿀벌 실종 소식이 들려와 걱정이다”라며 “앞으로도 점점 인공수분으로 갈 수 밖에 없을텐데 인력도 부족하니 외국인근로자의 적기 수급 확대는 물론, 지역 대학생이나 군인, 공기관 등의 도움도 많이 받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한다”고 말했다.

또 충북에서 복숭아 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업인은 “수입해서 벌을 어렵게 구해도 활동이 덜 활발해서 인공수분을 병행해야할 판”이라며 “인공수분을 늘려야한다 해도 작업을 할 인력 자체를 찾기가 어려우니 문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정용 벌 구입비용과 화접작업 인력 등의 지원을 개화기에 맞춰 대대적으로 확대해야만 과수농가들이 출하량을 그나마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재문 나주배원예농협 영농지원단장은 “화접시기가 도래했지만 온도상승 여파로 꿀벌이 나올 시기와 꽃이 피는 시기의 불일치로 벌이 먹을 것이 없어 걱정”이라면서 “인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적과 및 봉지씌우기 등에 인력 구하기가 어려워 인력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전남지역은 13만 톤 중 70%가 폐사할 정도로 꿀벌이 없어 조합에서 별도의 예산을 책정해 벌통 보급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균 울산원예농협 조합장은 “개화기는 왔는데, 요즘 같은 수분작업 시기에 특히나 사람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워 가족 동원 및 드론을 이용해 인공수분을 실시하고 있다”며 “드론으로 인공수분을 하면 꽃가루 양은 많이 들어가지만 인건비 대비 저렴해서 사용할 만하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서울원예농협 관계자는 “배 꽃 피는 시기에 저온, 건조, 강풍 등과 같은 이상기후이 심각해지면서 꽃가루를 수분시키는 매개곤충의 감소와 수분수 부족 등으로 자연 수분율이 떨어지고 있다”면서 “우리 농협의 경우 꽃가루은행 운영을 통해 조합원들의 걱정을 덜어드리고 있고, 특히 봄철 냉해로 결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면 추가로 꽃가루를 무상 공급하고 있어 결실안정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