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순환농업 위한 시설재배 부산물 재활용
탄소중립·순환농업 위한 시설재배 부산물 재활용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3.03.0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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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글로벌 패러다임 대두 … 지속 가능한 농업 전환
양액·폐암면·식물체 잔여물 재활용으로 탄소 저감

달의 지평선에서 지구가 떠오르는 모습을 찍은 ‘지구돋이’는 영향력 있는 우주 사진으로 꼽힌다. 가뭄, 홍수, 폭설 등 기후 위기 앞에서 인류는 지구의 영롱한 푸른빛을 지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파리협정(2015년)과 UN기후정상회의(2019년) 이후 ‘2050 탄소중립’이 글로벌 기본 패러다임으로 대두되는 가운데, 국내 농축수산 부문 역시 지속 가능한 농업으로의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국내 시설재배면적은 약 57,380ha이며 주요 시설원예 작목은 열매채소류가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수경재배 면적은 2010년 대비 1.5배 증가, 2021년에는 전체 면적의 약 9.8%인 5,634ha까지 늘었다. 스마트팜 재배기술 투입이 늘면서 수량 증가, 병해충 감소, 품질향상, 수출 증대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지만 사용한 양액과 배지, 식물체 잔여물은 제대로 재활용되지 못해 영양물질의 과부하를 낳고 있다. 2018년 기준 국내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72,760만 톤이었으며, 이중 순수농업분야(비에너지) 온실가스 배출량은 2,120만 톤으로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2.9%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원예 분야에서 탄소 저감을 위해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는 앞서 언급한 양액과 배지, 식물체 잔여물, 이 세 가지이다. 

먼저, 양액의 경우에는 사용한 양액을 다시 활용하는 순환식 수경재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네덜란드는 순환식 수경재배를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1ha 토마토를 재배하는 농가에서 순환식 수경재배를 도입, 배출된 양액을 재활용한다면 연간 비료비용은 약 40%, 물 비용은 약 25% 이상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는 사용 후 남은 배지의 재활용이다. 무기물 배지인 암면의 경우 유럽연합(EU) 국가의 폐암면 재활용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폐기물관리법상 암면은 재활용 코드가 부여되어 재활용 유형으로 지정돼 있다. 재활용(수거) 업체에서 전량 수거하고 입상암면으로 만들어 벽돌, 토양 개량제, 혼합상토, 녹생토 등으로 전량 재활용한다. 우리나라는 한국동서발전(주)에서 유기물 배지인 코이어를 활용, 재활용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세 번째로는 식물체 잔여물 재활용하는 것이다. 토마토와 파프리카의 경우 작물 재배가 끝난 뒤 발생한 줄기를 바이오차 원료로 이용할 수 있다. 산소가 없거나 매우 적은 환경에서 고온으로 유기물을 열분해하면 기체, 액체, 고체가 생성되는데 이때 생성되는 고형물을 바이오차라고 한다. 바이오차는 토양에 들어가더라도 100년 이상 보존된다. 즉, 대기 중의 자유 이산화탄소는 바이오매스를 거쳐 바이오차 형태로 오랜 기간 토양 속에서 안정성을 유지하며 저장된다. 이렇게 생산한 바이오차는 토양 개량제와 혼합 상토 원료로 재활용할 수 있다.

시설재배 분야에서는 현재 탄소 배출원을 줄이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여서 국내 여건에 맞도록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시설원예연구소는 시설재배 부산물 재활용을 위한 제도적 정책 마련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순환식 수경재배 시스템 신기술 개발하는 한편, 산학관연 상생협력 모델을 구축, 보급할 계획이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는 탄소중립 실현과 순환농업의 구조적 전환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고 실천해야만 한다. 우리 지구가 먼 미래에도 푸른 행성으로 기억되길 기대한다.

■임미영<농진청 원예원 시설원예연구소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