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농업계에도 불똥
화물연대 파업 농업계에도 불똥
  • 조형익
  • 승인 2022.11.3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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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파프리카 등 농산물 수출 및 유통 비상
‘엎친 데 덮친 격’된 농산물 … 경기침체 및 내수경기 둔화 악재 겹쳐
화물연대 서울경기지역본부에 총파업 현수막을 단 화물차들이 주차돼 있다.
화물연대 서울경기지역본부에 총파업 현수막을 단 화물차들이 주차돼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화물연대)의 파업으로 감귤, 파프리카 등 국내 농산물유통 및 수출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화물연대는 지난달 24일 0시부터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지난 6월 이후 5개월여 만이다. 

이러한 가운데 제주도는 감귤(노지) 수확철을 맞이하면서 감귤농가는 비상이 걸리고 있다. 감귤을 재배하는 한 농가는 “노지감귤 수확철이 되면서 감귤유통이 원활해야 농가의 수익이 조금이라도 낫는데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걱정이 앞선다”며 “제주감귤은 화물차에 대한 의존도 높고 대부분이 전남고흥의 녹동항에서 감귤유통이 이뤄지고 있어 향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등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제주감귤은 수출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귤수출은 대부분 부산항을 통해 미주와 러시아 등으로 수출되는데 컨테이너 반출이 막히고 있어 수출 물량을 제때에 처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파프리카의 수출도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물연대는 부산항에 일몰전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선적이 안되도록 지키고 있다. 이 때문에 일몰전후에 들어가야 적재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파프리카는 대부분 일본 등으로 수출되지만 신선농산물이기 때문에 제 때에 물량이 나가지 않으면 부패 및 신선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파프리카 재배농가는 “파프리카가 생산되는 즉시 선별과정을 거쳐 컨테이너 20피트와 40피트 정도로 나눠 일본으로 수출하고 있다”며 “파프리카를 부산항에서 선적하려 했지만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컨테이너가 제 때에 선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거래하는 무역회사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파프리카를 비롯해 고추, 피망, 호박 등도 마찬가지인 상황으로 경기침체 및 내수경기의 하락으로 수출마저 중단될 경우 국내에 농산물은 더 떨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한편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주재로 긴급 온라인 대책회의를 열고 화물연대 파업 돌입에 따른 농수산물 수급·수출상황을 점검했다. aT는 부산항과 인천항으로 도입되는 상시비축 농산물의 수급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항구에서 통관·운송 대기 중인 물량에 대해 검사 합격 후 긴급 반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농가와 수출업체 등 업계 동향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피해 상황을 파악해 지원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연말 물류대란 발생 시 비축물자 국내 도입과 농수산식품 수출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정부·현장과 긴밀히 공조해 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6일째 파업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이 시멘트 분야 운송거부자에 대해 사상 첫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는 등 정부와 화물노동자간의 불협화음이 계속되고 있어 우려가 높아가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