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품종, 지난 20년간의 변화
감귤 품종, 지난 20년간의 변화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2.11.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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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종 다양화 불구 단순 품종구 시사하는바 커
최신 소비트렌드에 맞춘 노지품종 다양화 및 품종 육성돼야

약 20여 년 전 우리나라 감귤 재배면적이 정점을 기록할 때가 2만 6,000ha 정도였다. 지금은 2만ha 정도로 면적은 23% 정도 줄어들었지만, 그 당시 어린나무가 큰나무로 자라며 생산량은 매년 60만 톤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감귤 조수입은 2021년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 50%가 넘는 생산액 증가가 있었다.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이해되는 상승률이지만, 면적이 줄어든 대신 새로운 품종이 많아진 것에서도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실제로 약 20년 사이 소비자가 주로 찾았던 노지 감귤, 온주밀감은 약 20% 줄었고, ‘한라봉’ 등 시설에서 재배하는 만감류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소비자 입맛에 따라 감귤 품종도 변한 것이다. 

2,000년대 이전, 감귤 품종은 사실상 2~3개에 불과했다. 온주밀감 품종은 5개 정도 되었지만 성숙기만 다를 뿐 모양과 맛이 거의 같아 소비자는 구분을 하지 못했다. 맛이 있는지 없는지, 이 두 가지 기준으로만 구분할 뿐이었다. 지금은 온주밀감, 황금향, 레드향, 한라봉, 카라향 등 감귤 종류도 다양해졌고 일부 소비자들은 온주밀감을 제외하곤 품종명이나 상표명으로 구매를 하는 추세이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소비자는 품종을 잘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몇 년 전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비자의 50%는 만감류 품종을 잘 모른다고 답하기도 했다.

품종 다양화는 시설 감귤의 면적증가와 정의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감귤 조수입이 상승했다는 측면에서 보면 새로운 품종이 감귤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바는 명확하다. 그러나 다양화하는 품종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단순한 품종  구조를 지닌 점은 미래 감귤산업의 발전 방향을 설정하는 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 면적의 80%를 차지하는 온주밀감은 여전히 단일 품종화되어 있고, 대부분의 만감류는 12월 이후 수확된다. 4월 이후 맛볼 수 있는 감귤 종류가 적다는 점도 품종의 다양화에 힘을 더한다. 현재 감귤연구소에서는 노지 품종의 다양화와 연중 골고루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품종 육성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활발히 보급 중인 ‘하례조생’은 온주밀감 품종이지만 좋은 품질로  새로운 품종으로 인식되는 효과를 보여줬고, 12월에 맛볼 수 있는 ‘윈터프린스’는 뛰어난 식감과 쉽게 껍질을 벗길 수 있는 장점으로 최근 소비 트렌드에 맞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작고 향기가 있는 ‘미니향’ 품종도  당도가 높고 신맛이 적어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는 맛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4월 이후부터 초여름까지 수확할 수 있는 ‘탐빛1호’ 품종은 풍부한 과즙량에서 오는 우수한 식감과 외관으로 올해 처음으로 출하되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최근 개발된 ‘미래향’ 품종은 황금향과 비슷하지만 당도가 높고 껍질을 벗기기가 쉬워 ‘황금향’의 미래라는 점을 부각해 홍보를 준비하고 있다.

이 외에도 껍질째 먹는 품종, 기능성이 있는 자몽 품종, 기존 한라봉, 천혜향보다 우수한 품질의 신품종 등을 보급 중이거나 개발을 완료해 나가는 과정에 있다. 
감귤산업은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위해 지난 20년 동안 품종 다양화 등 여러 변화를 거듭해 왔다. 현재는 20년 후, 지금과는 매우 다른 품종들로 소비자를 매료시킬 바탕을 완성해 가고 있다. 소비자에게는 건강과 새로움을, 농민에게는 더욱 공고한 자립 기반을, 지역사회에는 소득이 증가하는 탄탄한 공동체를 선물할 수 있도록 품종 개발이라는 국가사업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다.

■윤수현<농진청 원예원 감귤연구소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