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조건 잘 견디는 배추 육종소재 개발
건조한 조건 잘 견디는 배추 육종소재 개발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2.08.24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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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폭염 등 이상기후 증가 … 배추 안전생산 저해
내건성 평가 및 건조에 강한 육종소재 연구 진행

가뭄이란 강수량이 통계적 평균보다 현저히 낮은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어 가용할 수 있는 수자원의 양이 부족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가뭄은 수개월 이상 이어지거나 여러 계절 수년, 수십 년까지 지속되기도 한다. 때문에 피해 범위가 매우 넓고 비용 손실이 크며, 대책을 수립하기도 쉽지 않다.

일부 지역에서는 작년 겨울부터 시작된 가뭄이 장마가 끝나가는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완도 섬 지역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분의 1, 평년의 40%에 지나지 않는다. 국외 상황은 더 심각하다. 미국의 절반 가까이가 가뭄 상태로 특히 미 서부 지역은 20여 년간 대가뭄이 이어지고 있으며 유럽 등 전 세계가 전례 없는 수준의 가뭄 상황에 몸살하고 있다. 

작물재배 시 비가 오지 않는 날이 10∼20일간 지속되면, 토양 수분이 부족하게 되어 가뭄해가 발생한다. 가뭄해는 수분이 부족하여 일어나는 농작물 피해로, 작물 생육과 수확량을 감소시킨다. 식물 세포는 90% 이상이 수분으로 구성되어 있어, 세포 내로 수분이 유입되지 않으면 식물 생장이 일어나기 어렵다. 특히, 세포 분열 시에는 수분 스트레스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작물의 생식 기관은 영양 기관보다 더 큰 피해를 보게 된다.  

작물의 수량은 일반 재배 조건에서는 병충해, 기상조건, 잡초 등의 영향으로 잠재적 최대 수량의 20% 정도라고 한다. 최근 우량 품종의 보급과 농약의 발달, 방제 기술의 확대로 병충해, 잡초해는 감소하고 있으나, 가뭄 등 환경적 요인에 의한 수량 손실은 여전히 큰 것으로 조사되었다. 가뭄해, 저온해, 습해, 염해 등 여러 환경적 제한 요인 중에서도 특히 가뭄해는 농업생산에서 수량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가뭄해를 줄이기 위해 관개시설 설치를 통한 관수법, 피복법, 토양개량 등 재배적 대책과 함께 건조한 조건에 강한 품종 이용이 추천되고 있다.  

배추(Brassica rapa L.)는 비교적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저온성 채소로, 과거에는 가을에만 재배되었으나 이제는 여름, 겨울에도 재배할 수 있는 품종들이 개발되어 사계절 내내 생산되고 있다. 여름철 배추 생산은 주로 고랭지 지역에서 이루어지는데,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과 폭염 등 이상기상의 발생 증가는 배추의 안정 생산을 저해하고 있다.

관개시설의 보급으로 피해가 감소하긴 했으나, 배추 재배 시 관수는 자연 강우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아주심기부터 수확까지의 재배기간 동안 배추는 건조 스트레스에 노출될 수 있으며, 스트레스 정도와 기간, 생육단계 등에 따라 그 반응의 정도는 달라진다. 

건조에 강한 배추 품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육성자원을 조기에 선발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농촌진흥청은 어린 모종 단계에서 건조 처리 시 시들음 반응 평가를 통한 배추 내건성(건조한 조건에 잘 견디는 성질) 검정 방법을 개발하였다. 그리고 이를 통해 ‘원교20039호’ 등 건조에 강한 배추와 ‘원교20047호’ 등 건조 조건에 약한 배추를 선발하였다.

앞으로 국내외 수집 자원에 대한 지속적인 내건성 평가와 기작 구명, 건조에 강한 육종소재 개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건조한 조건에서도 잘 견디는 육종 소재를 개발, 품종 육성에 활용함으로써 안정적인 배추 생산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장윤아<농진청 원예원 채소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