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맞는 ‘APC 가치혁신센터’ 건립 당위성
디지털 시대 맞는 ‘APC 가치혁신센터’ 건립 당위성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2.07.0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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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자동화 기반하는 스마트 APC로 탈바꿈해야
수확후 품질관리 제대로 배울 수 있는 선진모델 될 것

이 시대의 화두는 ‘디지털농업’, ‘스마트유통’이다. 농산물 저장 유통 분야에서도 디지털 기술이 도입되고 있는데 그 첫 번째 관문이 APC(농산물산지유통센터)의 선진화이다. APC는 산지유통조직이 주체가 되어 생산된 농산물을 안전성 있게 상품화하여 소비자에게 공급함으로써 생산자인 농업인과 구매자인 소비자 모두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는 기능과 역할을 갖는 농산물 저장 유통의 핵심 시설이다. 농산물 저장 유통 선진화에 발맞추어 1992년부터 2014년까지 전국 주요 산지에 정부지원으로 건립된 APC는 총 600여 개이며 이곳을 거쳐 선별, 포장되어 출하되는 원예농산물 비율은 30%에 이른다. 공영도매시장 출하 40%, 대형유통업체 출하 30%의 비중과 견주어 APC를 거치는 농산물은 국내 유통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그 역할과 중요성은 더욱더 커지고 있는 시점이다. 

그러나 전국에 산재에 있는 품목별 APC는 품질관리, 시설장비, 운용능력 등으로 평가해 볼 때 상당한 수준 차이를 보이고 있다. 2020년도에 사과, 배, 딸기, 참외, 감귤, 토마토, 엽채류, 파프리카 등 12개 작목을 취급하는 31개 주요 APC를 대상으로 품질관리, 시설장비 수준, 운용능력의 지표를 가지고 평가한 결과, A등급(90~100점)이 9곳, B등급(80-89)이 16곳, C등급(70-79)이 6곳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선진국의 패킹 하우스(packing house)와 비교하여 국내 APC에 개선할 점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상품화 과정이 원활치 않아서 내수 유통뿐만 아니라 수출 시 클레임의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지난 10년간 소비 유통 트렌드는 바뀌었고 우리나라 신선 원예 농산물의 대내외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도 변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상품 고급화, 전략적인 수출, 두 가지에 집중해야 한다. 상품고급화를 위해서는 수확된 농산물이 신선하게 오래 유지되는 것이 필수이고 품질 좋은 것을 잘 선별해서 낱개 또는 소량으로 포장해야 한다. 때문에 고도로 발달된 과학적인 기술이 투입되어야 한다. 예컨대, 온라인 택배로 배달된 사과 겉봉지의 QR 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품질관련 정보를 세세히 볼 수 있다고 해보자. 이때 소비 패턴이 다시 정보화되어서 해당 APC에 피드백 되면 대부분의 소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상품을 만들어 낼 것이다. 

한편 젊은 층의 소비 패턴은 국내산 과일보다는 바나나, 체리, 오렌지, 망고 등 외국산 과일을 선호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 개인의 일 년간 소비가 한정적으로 볼 때 국내산 과일의 소비는 위축될 것이고 이는 농업인의 생산기반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따라서 ‘상품고급화’가 전제된 수출 확대 전략으로 맞서야 한다. 여기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APC의 상품고급화 과정이다. APC는 과거와 현재에 머물지 말고 정보화, 자동화를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 APC’로 탈바꿈해야 한다. 또한, 농산물 품질관리, 시설운용에 현장의 경험과 지식을 갖고 있는 복합전인 전문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이러한 전문가 양성 시스템은 국내에 아직 없을 뿐 아니라 이를 연구하고 교육할 시설도 마땅치 않다. 해서 가칭 ‘APC 가치혁신 센터’ 건립을 제안한다. 

APC 가치혁신센터는 전국의 농산물 생산자 및 유통 종사자, APC 운용자, 농업의 미래를 짊어질 관련학과 대학생들에게 농산물 수확후 품질관리를 제대로 배우고 벤치마킹 할 수 있는 스마트 APC 선진 모델이 될 것이다. 아울러 APC 가치혁신센터는 보다 양질의 연구를 수행함으로써 품질관리의 고도화를 통해 국내 우수 농산물을 해외 시장에 지속적으로 수출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의 메카가 될 것이다. 이와 같은 변화는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에 있어서 이 시대가 요구하는 것이다. 관련 연구기관이 준비에 박차를 가할 때이다.

■홍윤표<농진청 원예원 저장유통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