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화훼 폭증 ‘농가 신음’
수입 화훼 폭증 ‘농가 신음’
  • 권성환
  • 승인 2022.04.27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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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재값 폭등 및 화훼 품귀현상 지속
전년대비 수입량 45% 늘려
“수입산 규제강화 및 정부지원 절실”

화훼 최대 성수기인 5월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최근 발발한 러-우 전쟁으로 인한 자재값 폭등 및 지난 3월 화훼 품귀 현상 등의 영향으로 수입 물량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 자료집에 따르면, 3월 절화 수입량이 2020년 687톤, 2021년 702.4톤  2022년 1,024톤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올해는 평년보다 화훼 수입량을 대폭 늘려 생산·인건비 등으로 고전하는 화훼농가 입장에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고양에서 화훼를 재배하는 한 농민은 “최근 러-우 사태로 영농자재비, 인건비, 유류값 등 오르지 않은게 없다”며 “4·5월 수입산 꽃이 많이 들어오는데, 특히 이번에는 수입산 꽃을 대폭 늘렸다는 소식에 농가들의 우려가 높다”고 토로했다. 

수입화훼 폭증의 이유로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도 한몫했다. 2015년 베트남과의 FTA가 발효돼 2016년부터 국화 관세율이 매년 하락하고 있는 상태로, 올해는 5%로 떨어졌으며 2024년에는 아예 철폐된다. 

낮은 관세율로 인한 값싼 수입산 화훼의 증가는 국내 화훼 농가의 입지를 점점 줄어들게 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9,450개였던 화훼 농가는 2020년 7,000여 개로 감소했다.

서용일 절화협회장은 “연료·난방비 등 자재비 폭등으로 인해 생산비도 못 건지는 실정”이라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입산 화훼 까지 폭증하면서 농사를 포기하거나 업종 전환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수입산과의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도록 정부 및 지자체의 지원이 절실한 때”라고 토로했다.

김윤식 화훼자조금협의회장은 “지난달부터 급증한 수입 꽃이 시장에 풀리면 국내 화훼 시장 가격 하락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며 “수입산 화훼에 대한 관세율 조정 및 강력한 원산지 단속, 탈세 단속, 검역 강화 등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화훼농협 관계자는 “매년 반복되는 공급 과잉·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선 화훼 작목의 정확성 높은 통계자료가 뒷받침 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