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 저온 피해 발생 양상과 대응 방법
과수 저온 피해 발생 양상과 대응 방법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2.04.1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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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에 의한 개화기 전후 저온 및 서리피해
적합한 예방기술 적용해 피해 최소화 노력 필요

이젠 집 근처에 펼쳐지는 들녘의 모습이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회갈색 땅에 스며들고 있는 초록 봄기운과 나무의 뻥 뚫린 가지 살에 두껍게 입혀지는 푸른 빛으로 영농 계절이 시작되고 있음을 실감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봄의 전령사와 매번 함께 찾아오는 과수원 저온 피해가 걱정돼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지기도 한다. 

3월∼5월 저온·서리·우박 등에 의한 봄철 농작물 피해는 해마다 발생하여 일상이 되어 버린 듯하다. 올해는 주요 과수 작목의 개화기가 평년 대비 비슷하거나 약간 늦어질 것으로 예측되어 걱정이 줄고 있으나 이상기상이라는 돌발변수에 안심할 수가 없다. 최근 이상기후에 의한 과수 개화기 전·후 저온 피해, 서리피해 발생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과수 피해는 2021년 26,057ha, 2020년 37,111ha에서 각각 발생하였다. 일찍 개화하는 품종일수록 저온 피해를 입을 확률이 높아지고 생육기가 빠른 남부지방일수록 피해가 더 많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과종과 지역 여건에 적합한 예방 기술을 선택·적용하여 피해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과수원에 저온 피해를 발생시키는 주요인은 개화가 시작된 이후에 발생하는 저온(-1∼-2℃ 이하)이다. 이 외에도 냉기가 정체되는 과수원의 위치, 과수원의 토질, 토양수분 보유능력, 과수원의 저온 피해 회피기구 유무, 과수원 바닥의 피복 정도 등에 따라 저온 피해 정도가 달라진다.

건물, 도로 등에 의해 차가운 공기의 배수를 막으면, 차가운 공기가 모여 저온 피해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현상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냉기정체 구간과 도로나 토목 공사로 인해 국부 지형이 바뀔 때도 발생할 수 있다. 건조한 토양은 확산성(토양온도의 지상이동)이 낮아 저온 피해를 예방할 수 없으므로 저온 피해가 예상되는 과수원은 관수를 충분히 실시해야 한다. 과수원 바닥이 풀이나 덮개 등으로 덮여 있으면 저온 피해가 더 심해질 수 있다.

따라서 저온 피해가 예상될 때는 덮개를 제거하여 낮 동안 태양열을 많이 저장하게 하고 잡초 등은 경운하여 토양 내 태양열을 저장할 수 있게 돕는다. 더 적극적인 저온회피 기구로는 미세살수 장치 이용한 살수법, 지표면 온수 살수법, 방상팬, 열풍 방상팬. 연소법, 열풍 송풍법 등이 있다. 미세살수 장치 이용 살수법은 스프링클러로 물을 나무에 뿌려 물이 얼음으로 변할 때 나오는 잠열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충분한 물량 확보가 가능해야 한다. 지표면 온수 살수법은 관수 시스템을 이용해 따뜻하게 데워진 물을 지표면에 뿌려 주위 온도를 올리는 방법으로 관수시스템과 물을 데울 보일러 설치가 가능한 과수원에 적합하다.

방상팬 활용은 과수원 상층의 더 따뜻한 공기를 아래로 불어내려 과수원 바닥 근처의 기온 저하를 막는 방법인데 설치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열풍 방상팬 활용 기술은 방상팬 아래에 열풍기를 설치하여 더운 공기를 위로 올려 보내면 과수원 상부에 설치된 방상팬이 다시 열풍기로 더워진 공기를 아래로 내리는 방법이다.

저온 피해 효과는 확실하나 역시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연소법은 왕겨, 톱밥, 등유, 액체 파라핀 등을 태워 과수원 내부의 기온저하를 막아주는 방법인데, 화재 발생에 유의해야 한다. 열풍 송풍법은 열풍기 시스템을 노지에 설치하여 열풍기에서 나오는 더운 바람을 보내 나무 주변의 온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이 또한 설치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이와 같이 저온 피해에 대응하는 기술들은 많이 개발되어 있으나 각기 장단점이 있으므로 과수원의 상황에 맞춰 적합한 방법을 취사선택하여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노정호<농진청 원예원 기술지원과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