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용, 관상용으로 훌륭한 산수유의 미래 가치
약용, 관상용으로 훌륭한 산수유의 미래 가치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2.04.06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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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장 및 허리·무릎 이롭게 하는 보약처방 활용
재배·가공·체험 등 6차산업이 가능한 특산품

3월 중순 무렵이면 샛노란 꽃을 잔뜩 피운 나무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대표적인 봄꽃인 개나리, 진달래, 벚꽃보다 일찍 피어나 봄의 전령사라 불리는 산수유나무이다. 

필자가 산수유를 처음 접한 것은 중학교 국어 시간이다. 김종길 시인의 시 ‘성탄제’ 속 주인공은 아버지가 열이 펄펄 나는 자신을 위해 눈을 헤치고 따온 붉은 산수유 열매를 회상하며 아버지의 정성과 사랑을 그리워한다. 그래서인지 산수유는 필자에게 줄곧 건강회복과 사랑의 이미지로 남아있다.

중국 고대 황실에서는 액운을 물리치기 위해 중양절에 산수유 열매를 따 머리나 관모에 꽂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산수유 꽃말이 ‘영원불변의 사랑’이라는 것에 착안해 변치 않는 사랑을 맹세하기 위해 연인에게 산수유 꽃과 열매를 선물하는 풍습이 전해지고 있다. 지역과 시대를 막론하고 산수유는 건강과 사랑의 전령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수유나무는 봄에 노란 꽃을 피우고 늦가을에서 초겨울 사이 빨간 열매를 맺어 눈을 즐겁게 해준다. 더불어 종자를 제거한 과육은 오래전부터 약용으로 사용돼 왔다.

동의보감에는 산수유나무 열매의 성질이 약간 따뜻하고, 맛은 시면서 떫으며, 독이 없다고 기술되어 있다. 산수유 특유의 시큼하고 떫은맛은 수렴성이 강해서 이완된 전신 기능을 조절해주기 때문에 기운이 빠져 탈진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간과 신장에도 좋은 산수유는 성 기능을 강화하고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하며, 잦은 소변이나 요실금을 치료하는 것은 물론, 두풍(재발하는 심한 두통), 코막힘, 귀가 잘 안 들리는 증상을 호전시킨다. 그래서 산수유는 공진단, 육미지황탕, 팔미지황탕 등 간이나 신장이 약해져서 생기는 만성 피로, 무력감 등 허약 증세를 치료하는 보약 처방에 주로 쓰인다. 

산수유의 주요 성분으로는 모로니사이드와 로가닌 등이 알려져 있고 항암, 항당뇨, 신경보호 작용, 항염증 활성, 항골다공증, 항산화, 항노화 등 다양한 약리 활성이 밝혀져 있다. 또한 산수유 고유의 맛을 내는 성분 중 하나인 코르닌은 부교감 신경을 흥분시켜 맥박과 혈압을 낮추고 소화를 촉진해 몸을 편안하게 한다. 이러한 우수한 효과를 바탕으로 산수유를 이용한 건강기능식품 연구개발도 이루어지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농촌의 6차 산업과 관련된 연구와 전략 수립, 정책, 지원 등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데 이는 농산물 생산(1차), 농산물 가공(2차), 농촌관광(3차) 등 각 산업이 유기적으로 융합한다는 개념이다. 산수유는 재배부터 가공, 체험, 축제 등 1차에서 6차 산업까지 모든 산업이 가능한 특산품이다. 산수유로 6차 산업을 실현하는 전남 구례군은 2020년을 기준으로 전국 산수유의 70% 이상을 생산하며 환, 즙, 차 등으로 가공하여 유통하고 있다. 또한 구례 산수유 꽃 축제는 매년 약 200만 명이 모여들 정도로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구례, 의성, 이천, 양평 등 전국 각지에서 산수유축제가 열렸지만, 최근에는 코로나가 잠잠해진 이후를 기약하며 쉬어가고 있다. 내년 봄에는 부디 마음 놓고 봄꽃을 즐길 수 있는 상황이 되어 노란 꽃으로 국민들을 마음껏 설레게 해주면 좋겠다. 또한, 그 붉은 열매가 국민의 건강과 사랑을 지켜주면 좋겠다.

■최수지<농진청 원예원 특용작물이용과 보건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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