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 관광자원으로 경관화훼에 거는 기대
지역축제 관광자원으로 경관화훼에 거는 기대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2.03.2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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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신 위로에 ‘꽃’ 역할 중요 … 지역축제 중 1,312건이 꽃축제
가치사슬로 지역관광자원 … 다양한 화종·신품종도입 시급

봄은 남녘의 꽃소식과 함께 우리에게 다가온다. 온대지방의 경우, 작년에 꽃나무들이 만들어 놓은 꽃눈이 날이 따뜻해지면서 일제히 꽃이 피기 때문에 봄이야말로 축제의 계절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이맘때에는 산수유나 매화 꽃 축제 등 단체 관광객을 유혹하기 위한 광고가 쏟아졌었다. 조용한 봄을 보니 코로나 바이러스가 새로운 생명의 계절을 맞이하는 즐거움마저 빼앗아 간 듯해 아쉬울 뿐이다. 하지만, 이러한 때일수록 국민의 심신을 위로해주는 꽃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최근에는 국토의 미화와 함께 경관의 복지적 접근이란 측면에서 경관화훼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요즘 지방자치단체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지역축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화훼과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이러한 지역축제 총 10,800건(2006~2019년) 중 1,312건이 꽃과 관련한 경관화훼 축제로 나타났다. 매년 평균 94건 개최되고 2019년도에는 전년보다 15.5% 증가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꽃 축제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따라서 화훼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축제에서 화훼 생산물을 적극 활용하여 꽃이 지역의 매력 있는 관광자원으로써 활용될 수 있음을 적극 홍보해야 할 것이다. 

기존의 꽃과 관련한 많은 축제들은 왕벚나무와 같은 꽃나무를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벚꽃축제의 경우, 가로수로 심은 벚나무 경관을 활용하므로 많은 지자체가 조성하기 쉬워서 그곳만의 고유한 관광자원이 되기 힘들다. 넓은 부지에 대량으로 심는 코스모스도 초가을 아름다운 관광자원임에는 틀림없지만, 특별한 식재 디자인 없이 단일 화종을 넓은 공간에 심으면 경관이 단조로울 수 있다.

따라서 꽃을 활용한 경관이 꽃 여행(flower tourism)의 관광자원으로서 자리매김한 외국의 사례를 참고해 봤을 때, 지역의 꽃 축제가 매력적인 볼거리가 되면서 동시에 화훼산업의 ‘가치사슬(value chain)’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소가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가능하면 생활 주변에서 흔히 보기 힘든 독특한 꽃을 선정하는 것이 좋다. 둘째, 한 종류 꽃을 테마로 할 경우 다양한 품종을 수집하여 활용하면 단조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아름답고 특색 있는 식재 디자인이 필요하다. 아무리 예쁜 꽃이라 하더라도 단일 화종을 단순하게 식재할 경우 지루함을 주기 쉽다. 경우에 따라서는 벤치나 그네, 덩굴시렁 같은 화려한 화훼자재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넷째, 남이 따라 하기 힘든 고도의 재배기술이나 관리방법을 활용할 경우 고유한 관광자원으로 자리매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 지역의 환경이나 인물과 적절한 이야깃거리로 연결된다면 그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부가가치 높은 화훼류로 아름답고 특색 있는 경관을 연출하여 지역의 관광자원으로서 경관화훼를 정착시키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이는 화훼산업에도 새로운 활로가 될 것이다. 또한, 꽃을 통한 아름다운 경관에 대한 국민들의 다양한 요구가 분출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화종의 선발과 건전 육묘, 화단 디자인, 신품종의 도입과 같은 경관화훼 관련 후방산업의 역할도 중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기존의 행정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부문의 경관화훼 수요에 더해 다양한 경관적 화훼의 이용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화훼 산업계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서정남<농진청 원예원 화훼과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