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박정훈(제주농업기술원 친환경연구소 농업연구사)
기고 / 박정훈(제주농업기술원 친환경연구소 농업연구사)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2.03.04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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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상승 영향 해충발생 시기 앞당겨져
농가 방제시기 조정·주기적 예찰 중요

■기후변화로 달라지는 해충 발생 양상

기상청에 따르면 작년 3월 제주지역의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2.6℃ 높아 1961년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따뜻한 봄 날씨는 감귤 새싹이 나는 시기(발아기)를 16일이나 앞당겼고, 이에 따라 진딧물, 귤굴나방 등 새순에 발생하는 해충도 10~15일가량 빠르게 나타났다. 기후변화로 인한 온도 상승이 해충의 발생 시기에도 영향을 준 것이다.

기후변화는 오랜 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것으로 보통 지구가 점점 따듯해지는 것을 말하며, 예년과 큰 차이를 보이는 이상기후도 기후변화로 보고 있다. 온도 변화는 해충의 발생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 해충은 체온을 유지하지 못하는 변온 동물로 외부 온도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해충은 종류마다 발육에 알맞은 온도가 달라 온도가 변화하면 해충이 온도에 반응하여 발생 시기가 빨라지거나 느려지므로 방제 시기도 달라져야 한다. 현재 농업 해충의 방제는 과거 농업인에게 지도된 방제 시기가 관행적으로 굳어진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해충의 발생 시기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으며 작년 봄과 같은 이상기온은 월동 후 발생하는 해충의 발생 시기를 갑작스럽게 앞당겨 적절한 방제 시기를 놓치게 할 수 있다. 실제로 작년 감귤 해충 중 주로 여름부터 가을철 고온기에 발생하던 귤굴나방의 피해가 봄철에 증가하였으며, 깍지벌레처럼 특정 시기에 방제가 필요한 해충은 방제 적기를 놓쳐 피해가 증가하기도 했다.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에서는 이러한 병해충의 발생 양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병해충 방제 체계 개선 등 대응책 마련을 위해 감귤에 발생하는 병해충 종류와 피해를 조사하고 있으며, 순차적으로 조사작물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다만 이상기온 등 예측이 어려운 이상기후가 빈번해지고 있는 만큼 농가에서도 기존 정해진 방제 시기를 고수하기보다 본인의 과수원 내에 발생하는 해충을 주기적으로 예찰하고 방제하는 방향으로 바꿔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