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 바이러스, 병 특성과 예방 요령
오이 바이러스, 병 특성과 예방 요령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2.02.2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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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과작물, 진딧물 등 바이러스 확산 빨라
방충망 설치 등 병해충 유입 막아야

오이는 수박, 참외, 멜론, 호박 등과 함께 박과 작물에 속하는 과채류이다. 인도가 원산지로 3천 년 전부터 식용으로 재배하던 고대 채소 가운데 하나이다. 

오이에 발생하는 바이러스는 오이녹반모자이크바이러스(CGMMV), 호박황화모자이크바이러스(ZYMV), 오이모자이크바이러스(CMV), 박과진딧물매개황화바이러스(CABYV), 박과퇴록황화바이러스(CCYV), 멜론괴저반점바이러스(MNSV) 등이 있다. 농촌진흥청이 지난해 6월 초부터 11월 초까지 안산, 부여, 천안, 정읍 등 오이 재배지를 대상으로 바이러스병 발생을 조사했다. 그 결과, 가장 많이 발생한 바이러스는 CABYV로 나타났다. 또한, 2018년 익산 오이 재배지에서 국내 최초로 확인된 CCYV가 안산, 천안 지역에서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 멜론에서 많이 발생하는 MNSV도 오이에서 발생이 확인됐다.

ZYMV와 CMV는 즙액과 진딧물에 의해 전염되는데, 이들 바이러스병 확산은 주로 진딧물에 의해 일어난다. CABYV는 즙액에 의해서는 전염되지 않지만, 목화진딧물 또는 복숭아혹진딧물에 의해 계속 전염되기 때문에 진딧물의 밀도가 낮아도 바이러스 확산이 빠르다. CCYV는 즙액에 의해서는 전염되지 않고 오직 담배가루이에 의해 전염된다. 오이가 ZYMV에 감염되면 잎에 심한 요철이 생기며 과일은 기형이 되어 상품성이 없어진다. CABYV에 감염되면 잎이 누렇게 되며 열매 착과 초기에 일부 열매는 성장하지 못하고 말라 떨어지기도 한다. 열매가 자라더라도 표피에 심한 요철과 얼룩이 생겨서 상품성이 크게 떨어진다. CCYV에 감염됐을 때는 잎맥(엽맥)이 짙어지고 잎이 누렇게 되며, 열매가 기형이 된다. 

과채류의 경우에는 같은 작물을 재배하는 농가들이 대부분 한 지역에 밀집되어 있다. 같은 작물을 한 곳에서 집중재배하면 공동 출하하기는 좋을 것이다. 문제는 한 지역에 있는 모든 농가가 같은 작물을 재배함으로써 진딧물이나 담배가루이 같은 곤충 전염 바이러스병 감염에 매우 취약하다는 점이다. 박과작물의 경우 한여름에는 대부분 측창을 열어 놓고 재배하기 때문에 어느 한 농가에 바이러스병이 발생하면 이웃 농가의 하우스로 빠르게 전파될 가능성이 높다. 

바이러스병에 의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건강한 묘를 구입하는 것이다. 다음은 외부에서 바이러스가 유입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출입문, 측창 등에 방충망을 설치하여 담배가루이 또는 진딧물의 유입을 막아야 한다. 외부인이 다른 농가를 방문한 후 찾아온다면 바이러스를 매개하는 곤충이 옷에 묻거나 신발 바닥에 묻은 흙을 통하여 바이러스가 유입될 수 있다. 따라서 가능하면 외부인 출입을 막도록 해야 한다. 농약 살포 시에는 재배지 주변의 잡초에도 뿌려야 한다. 잡초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작물에 바이러스를 옮기는 중간 기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이 재배지에 박과작물을 이어서 재배하게 되면 바이러스병 전염원을 지속적으로 재배지에 보유하게 되기 때문에 바이러스병 상습 발생지가 될 수 있다. 딸기, 배추처럼 다른 과에 속하는 작물을 교대로 재배하여 특정 바이러스병에 의한 피해를 막도록 해야 한다.  

박과작물에 발생하는 바이러스는 진딧물 또는 담배가루이에 의해 전염되는 바이러스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곤충의 이동성으로 인해 주변으로 확산이 매우 빠르다. 일단 발생하면 주산지 전체가 피해를 보게 된다. 바이러스병에 의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했듯 건전한 묘를 구입하고, 재배지 주변을 깨끗하게 관리하며, 방충망 설치와 살충제 살포 등으로 외부로부터의 바이러스 유입을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정봉남<농진청 원예원 원예특작환경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