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과일 품질등급제 도입 절실
주요과일 품질등급제 도입 절실
  • 조형익
  • 승인 2021.10.08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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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7.5㎏ 12과 유통시 최고가 형성해야
1인가구 및 수출시 중소과 선호 추세 … 농협이 주도

사과 · 배 등 주요과일의 유통시 상품기준을 높일 수 있는 로얄과 등 품질등급제를 실시하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는 과일 유통이 최고조에 달하는 추석시기에 로얄과의 기준을 마련해 유통을 원활이 하면서 농가의 실익은 물론 대과를 생산하기 위해 드는 비용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4차 산업혁명으로 상징되는 시대에 주요과일에 대한 기준이 정확치 않아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야기하는 측면이 있기도 하다.

특히 최근 추세가 1인 가구 및 맞벌이 부부의 증가도 한몫을 하면서 맛있는 과일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으며, 자동화와 정보화를 접목해서 양질의 농산물을 생산, 유통할 수 있도록 시대변화에 맞게 변화를 하자는 것이다.

배의 경우 대부분의 농가는 추석시기에 유통을 하기 위해 과일의 크기와 당도를 올리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 원예농협 관계자는 “추석시기에 유통하는 배의 상품 규격이 7.5kg 상자에 6개 들어가는 과일이 비정상적으로 클 뿐만 아니라 조금만 지나면 과일이 물러져 먹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며 “7.5kg에 12과를 기준으로 로얄과를 만들고 유통시장에 내놓을 경우 최고가격을 형성하는 등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7.5kg 12과를 유통하면 저장성이 좋아 집에 두고서도 먹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중소과를 선호하는 미국 등 수출시에도 효과를 볼 것”이라며 “농협이 우선적으로 로얄과 등 품질등급제의 기준을 선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배의 경우 로얄과 기준을 제정하면 일부러 키우지 않아 불필요하게 들어가는 성장촉진제, 영양제 등 농자재가 투입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대변화에 맞게 중소과를 중심으로 저렴하고 맛있는 과일을 유통할 수 있게 된다.

배를 구매했던 한 소비자 역시 “추석시기에 구매했던 배가 일주일 정도 지나 물러져서 먹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면 두 번 다시 배를 살 것 같지 않다”며 “시중에 조각과일이 나오고 있는데 언제까지 대과 중심의 유통이 이뤄질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안배원예농협 관계자는 “현재는 시장가에 맞춰 나오고 있는데, 농협 APC는 일괄적으로 기준을 따를 수 있으나 문제는 개별농가”라며 “등급제를 위해 개별농가 생산량까지 APC로 모인다고 해도 작업량이 너무 많아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사과는 년중 유통되면서 이마트 등 대형마트와 농협물류 등에서 엄격하게 품질의 크기 및 당도를 검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경북능금농협 관계자는 “지금도 품질기준이 5kg 상품 기준 385g 이상과 10kg 25~26과 이상의 상품성이 좋은 제품으로 선별하고 있다”며 “당도가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반품으로 내려오는 등 품질에 대한 기준이 엄격하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비대면·온라인 유통이 일상화 되는 추세에 과일의 품위를 제대로 보고 구매할 수 있는 기준을 정해야 농가 및 소비자 모두가 살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품질등급제에 대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