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박권우(고려대학교 명예교수)
기고 / 박권우(고려대학교 명예교수)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1.05.3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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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휴경지 이용한 허브재배 고려하자
농촌 고령화로 비탈지 30% 이상 휴경지화
라벤더 등 허브재배해 새로운 농가소득 창출해야

우리나라 농촌의 고령화로 농기계의 접근이 불리한 산비탈의 밭들은 날로 휴경지가 늘어나 잡초가 무성하게 자란다. 특히 고령화가 계속되는 남해안의 작은 마을들은 비탈지의 약 30% 이상이 휴경지로 방치되고 있다.

전라남도 농업기술원은 도비를 이용하여 고흥군 도양면 신흥리를 모델로 휴경지에 라벤더를 식재하여 농가소득 증대, 경관 조성, 치유농업 등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농가지원 사업을 착수하였다.

우선 해안변 부근의 비탈진 휴경지 1ha에 라벤더밭 조성을 목표로 이번 5월 초에 식재를 시작하였다. 라벤더는 배수가 불량한 토양에서는 장마철에 습해로 고사해서 비탈진 지역이 재배 적지이기 때문이다. 이와같은 사업이 손쉽게 착수하게 된 것은 잡초로 관리에 골머리 아픈 농가가 토지이용료를 무상으로 많이 제공했고, 현지에 1ha의 라벤더밭을 가지고 있는 ‘남해안 향기 열대식물연구소’ 이상명대표가 많은 라벤더 삽수를 충분히 확보해놓아서 가능했다고 한다.

전남농업기술원은 금년과 내년에 총 2ha 정도 휴경지를 주인의 허락하에 라벤더 밭으로 조성하여 소록도 이외 특별한 관광 상품이 없는 지역에 장기적으로 라벤더 축제를 고려하면서 라벤더 에센셜오일 생산, 라벤더 포푸리와 꽃차생산, 라벤더 벌꿀 생산과 함께 학생들과 일반인들의 허브체험, 그리고 폐교를 이용한 노인들의 아로마테라피치료 센터 운영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포푸리만들기, 허브차 만들기는 농한기에 노년층의 소일거리겸 소득창출이 가능한 사업으로 남프랑스에서도 노인들이 많이 참여한다. 이상명 대표는 고흥 라벤더의 정유 성분(리라닐아세테이트)은 프랑스산보다 1.5배 높아서 포푸리 제품으로 만들면 수입제품보다 좋고 향기치료에 사용하면 효과가 월등하게 높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하였다.

금년에 심은 라벤더
금년에 심은 라벤더

아울러 초등학교에 허브체험 정원을 조성하는 사업도 이대표가 시작하는데 필자도 무료로 자문해서 국내 최초로 학교 허브체험 정원 조성을 금년 봄에 착수하여 운영해보고 효과가 있으면 확대 보급할 계획이다. 참고로 고흥은 로케트 발사기지가 설치될 정도로 청명한 날씨가 많고 유자 재배지역으로 중부에서 월동이 어려운 라벤더, 로즈메리, 백리향, 유칼립투스 등이 월동이 잘되고 고품질 정유를 생산할 수가 있는 허브재배 최적지이다.

앞으로 농촌의 산비탈 휴경지를 이용한 허브 재배가 농촌경관을 아름답게 하고 새로운 농가소득을 창출하는 6차산업의 시발점이 되었으면 하고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