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의존 꽃가루 국산화 절실
수입의존 꽃가루 국산화 절실
  • 조형익, 윤소희
  • 승인 2021.03.2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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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꽃가루 비해 사과 7배·배 2배 비싸
무역분쟁 대비 및 외래 병해충 유입 우려

과수인공수분용 꽃가루가 대부분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는 가운데 국산화를 높이기 위해 시범포 등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공수분용 꽃가루는 사과, 배 등의 정형과 생산 및 결실안정 등을 위해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농가는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수입산 꽃가루를 사용하고 있다.

인공수분용으로 사용하는 사과 꽃가루는 동일 품종 간에는 수정이 잘 되지 않고 대부분 다른 품종의 꽃에서 꽃가루를 받고 있다. 특히 배는 신고품종이 80%이상 차지하면서 중국산 꽃가루에 의존도가 높다.

이는 국내에서 채취 비용이 높기 때문에 경제성이 없어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등을 선호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중국산 꽃가루를 수입해 사용하면 품질이 낮거나 활력이 떨어져 수정이 원만하지 못한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고, 일부는 외래 병해충 유입으로 농가의 피해 우려가 높아가고 있다.

특히 인공수분용 꽃가루는 기후변화에 따른 냉해, 집중호우 등 기상재해와 산업화로 과수 수정에 필수적인 수정 매개충인 벌과 나비가 급격히 줄어 들고 있는 상황이다.

재 수입산 사과꽃가루는 중국산이 20g당 5만원에 거래되고 있으나 국산 꽃가루는 3g당 5만원으로 중국산에 비해 7배 비싼 편이다. 배 꽃가루는 중국산이 20g당 3만3,000원에 거래되지만 국산은 20g 당 6만6,000원으로 2배 비싸게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인공수분용 꽃가루는 1ha 당 사과의 경우 30g이 쓰이고 배는 200g이 사용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철선 충북원예농협 조합장은 “인력부족 등으로 자체 꽃가루생산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많은 농가들이 수입꽃가루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과수바이러스 확산 우려가 적고 품질도 좋은 국산 꽃가루 자급을 늘려가는 방향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성원 천안배원예농협 농가소득지원과장은 “중국산 꽃가루가 주먹구구식으로 들어오면 발아력 불량 등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며 “생산성 향상은 물론 과수화상병의 방지를 위해서라도 국산 꽃가루 자급률을 높여 공급단가를 낮추는 등 농가에 도움이 되도록 정부 차원에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구본권 아산원예농협 조합장도 “중국, 미국 등과의 무역문제가 발생해 꽃가루에 대한 소위 말하는 ‘갑질’이 일어나면 국내 꽃가루 수급상황이 심각할 것”이라며 “이를 대비해 농가들이 독립적으로 국산 꽃가루의 적정량을 저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과수인공수분 꽃가루 채취단지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사과와 배 등의 고품질화를 위해 13곳에 단지를 조성하고 국산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인공수분 꽃가루 생산면적은 총 29.1ha에 달하고 있으며 지원금은 41억1,700만원에 이르고 있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 김희중 원예경영과장은 “과수인공수분용 꽃가루 채취단지조성사업은 경제성 등의 이유로 수요가 줄고 있는 상황임에도 국산 꽃가루의 연구사업 등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확대 추진할 필요가 있는 사업”이라며 “꾸준히 국내 현황을 파악하고 문제점은 개선해 나가 사업을 발전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