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서 중국산배 한국산 둔갑 대책 시급
베트남서 중국산배 한국산 둔갑 대책 시급
  • 이경한
  • 승인 2020.11.23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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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띠지 동일 제작 국산배 수출감소 우려
“정부 간 지리적표시제 명확히 해야”
태국에서 중국산배(오른쪽)가 한국산배와 동일하게 띠지를 만들어 유통되고 있는 모습
태국에서 중국산배(오른쪽)가 한국산배와 동일하게 띠지를 만들어 유통되고 있는 모습

국산 배 수출의 중요한 시장인 베트남에서 중국산배가 대량으로 한국산으로 둔갑을 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중국산배는 한국산과 동일한 박스 및 띠지를 활용해 현지에서 유통되고 있어 향후 국산 배 수출 감소의 우려가 높다.

지난해 국산 배 수출량은 30,730톤으로 미국 11,238톤, 대만 10,084톤에 이어 베트남으로 7,096톤이 수출됐다. 베트남은 새롭게 부상하는 3대 국산 배 수출시장으로 시장관리가 요청되고 있다.

중국산배는 베트남뿐만 아니라 지난해 국산배 178톤이 수출된 태국에서도 한국산으로 둔갑해 유통되면서 한국배수출연합(주)(대표이사 박성규 천안배원예농협 조합장)이 aT아세안지역본부의 도움을 받아 현지 변호업체를 섭외해 태국 소비자보호원에 피해신고 및 시정요구를 요청했다.

베트남을 대상으로 배 수출을 주도적으로 하고 있는 수출업체인 (주)에버굿의 최형수 상무는 “중국산배는 중국에서 트럭으로 실려와 베트남에서 판매되고 있어 한국배 수출량보다 실제 더 많이 유통되고 있다”며 “우리 회사의 박스를 가져가 그대로 스캔해 만들었는지 박스와 띠지가 똑같고 태극기까지 그대로 카피해 도용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상무는 “상품뿐만 아니라 하품도 가릴 것 없이 모두 한국산으로 유통되고 있다”며 “중국산은 중국산으로 표시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우리 배 수출이 줄어들 수 있다”고 염려했다.

박성규 한국배수출연합(주) 대표이사는 “우리배가 중국산보다 좋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원산지표시를 확실히 해 상도를 지켜야하는데 그렇지 않아 아쉽다”며 “지금 국내 배수출통합조직인 한국배수출연합(주)은 미국, 대만에 ‘K-pear’상표등록을 했고 베트남, 태국, 호주 등에서 aT와 함께 상표등록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이사는 “상표등록을 했다고 해도 계속 속이려고 하면 방법이 없을 수 있다”면서도 “태국에서와 같이 현지 변호업체를 섭외해 베트남 소비자보호원에 요청해 시정요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박 대표이사는 “배 수출관련 소소한 것은 수출통합조직과 aT에서 할 수 있지만 정부에서 나서 정부 간 협상으로 지리적표시제를 명확히 해 중국산은 중국산으로 표시를 하도록 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와 관련 농림축산식품부 수출진흥과 관계자는 “아직 그런 소식을 들어보지 못해 내용을 확인해 보겠다”며 “개선방안 마련을 위해 고민 하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