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시대, 고추로 건강을 지키자
포스트 코로나시대, 고추로 건강을 지키자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0.10.1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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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항암·항염증·항비만 기능성 효과
최근 과실뿐만 아니라 잎에도 기능성 확인돼

2020년, 우리는 그 동안 겪어왔던 것과는 전혀 다른 세상 속에서 살고 있다. 외출할 때는 자연스럽게 마스크를 챙기고, 학생들은 교실이 아닌 모니터로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며, 직장인들은 생전 해본 적 없는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에 대해 감염병 최고 경고등급인 팬데믹을 선언하였고, 아직까지도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아 전 세계가 사회적 거리두기나 개인위생관리 같은 방법으로만 대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1분기 국내 상위 5개 건강기능식품회사의 매출이 20% 가까이 증가하였다는 보도는 큰 의미를 지닌다. 코로나 19에 감염되지 않고는 병원에 가서 치료받는 일도 어려워진 요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쉽고 간단한 방법이 몸에 좋은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채소는 우리 주위에 있는 건강 먹거리 중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식품이다. 채소 소비패턴은 과거와는 많이 달라져, 소비자들은 여전히 외관이 좋은 채소를 요구하고 있지만 동시에 몸에 좋은 기능성이 강조된 채소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3~4kg 정도 섭취하는 고추는 고추장, 김치, 젓갈류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리에 이용되는 한국인의 식탁에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식품이다. 생산자 입장에서 보면, 고추는 농가의 중요한 소득원이 된다. 또한, 관련 산업분야에도 상당한 부가가치와 고용창출 효과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고추 및 고추 활용산업에 관한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

고추 과실의 기능성은 항암·항염증·항비만 등에 효과가 있는 매운맛 성분인 캡사이신, 매운맛은 없지만 약리적 효과는 캡사이신과 같은 캡시에이트, 빨간색을 띠게 하는 항산화성분인 카로티노이드와 비타민 C 등과 관련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져 왔다.

최근에는 과실 뿐만 아니라 고추 잎에도 기능성이 확인되었고, 특히 식후 혈당상승 정도를 낮춰주는 효과가 있어 당뇨병 예방차원에서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당뇨병은 전 세계적으로 연간 400만 명이 사망하며, 치료비만 연 800조 원 규모에 이르는 중요한 대사성 질환이다. 또한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당뇨병 판정을 받게 되면 완치보다는 평생 관리차원의 치료가 필요하다. 식사 후 혈당상승을 낮추기 위해 개발한 아카보즈(Acarbose), 보글리보스(Voglibose) 등 미생물 유래 혈당강하제의 경우 혈액상의 문제, 간과 신장에 무리를 주는 등의 부작용을 초래한다고 알려져 있어 천연 당질흡수 억제제 개발이 필요하다. AGI 고활성 식물은 상엽(뽕잎), 목진피(물푸레나무껍질), 호장근 등 다양한데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춧잎에도 활성이 높다고 보고된 바 있다.

농촌진흥청은 다양한 고추 육성계통 및 유전자원을 대상으로 AGI 활성을 분석하여 2008년 기존품종 대비 AGI 활성이 4배정도 높았던 ‘원기 1호’를 개발하였다. 이후 후속 연구를 통해 아카보즈 등 치료제 수준의 AGI 고활성 잎전용 고추 품종을 개발하였는데, 이 육성 품종의 고춧잎 추출물을 비만쥐에 투여하였을 때 혈당이 치료제인 아카보즈를 투여한 쥐의 혈당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새롭게 개발한 AGI 고활성 품종은 올해 말 품종출원 후 산업체나 지자체에 통상실시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나와 내 가족, 나아가 우리 사회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 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요즘, 오늘 저녁 식단은 고춧잎나물과 고추멸치볶음으로 건강하게 차려보는 것은 어떨까.

■양은영<농진청 원예원 원예작물부 채소과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