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인 배추 생산, 농장 기상정보 파악부터
안정적인 배추 생산, 농장 기상정보 파악부터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0.09.21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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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여건 따라 작황 좌우 … 정식 3~4개월 후 수확
배추주산지 생육정보시스템 가동, 농장주소 등 입력 기상자료 받아

한창 고랭지배추가 수확되어 시장에 나오고 있다. 배추는 너무 춥지도 너무 덥지도 않은 선선한 기후조건에서 잘 자라는 작물이다. 반면 재배 기간은 짧은 편으로 온도조건이 적당하면 어린 묘 아주심기 후 3∼4개월 만에 수확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온대 지방인 우리나라에서는 재배지역을 잘 선택하면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재배가 가능하다. 추운 겨울에는 제주도, 봄·가을에는 남해안이나 평난지, 더운 여름에는 산간 고랭지에서 재배하게 된다.

최근에는 소비자의 행동 변화에 따라 배추 재배에도 변화가 생겼다. 배추를 재배하는 주산지가 점점 줄어들게 되고 주산지에서도 대규모로 재배가 이뤄지고 있다. 여름배추는 강원도 고랭지, 가을배추는 전남 해남 등 남부지방에서 집중적으로 재배하는 식이다. 사정이 이렇기에 배추 주산지에서 작황이 나빠지게 되면 농산물 시장에서 배추가격이 급등하게 되고 간혹 ‘금추’라는 별명도 붙기도 한다.

다른 작물과 마찬가지로 배추 작황의 좋고 나쁨은 재배 기간의 기상여건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특히, 요즘처럼 기상이 예년과 같지 않고 한파, 폭우, 우박, 폭염 등 이상기상 현상이 때도 없이 발생하는 시기에는 배추 작황에 미치는 기상의 영향이 더욱 커지게 마련이다. 많은 이들은 이러한 이상기상이 지구온난화가 심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 점점 더 심해질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기후를 잘 알고 농작물을 재배하는 농업기술, 즉 기후스마트 농업기술이 중요하게 될 것이다. 쉽게 말해서 농장주가 배추를 재배하는 농장의 과거, 현재, 미래의 기상을 잘 알고, 그러한 조건에 맞춰 배추를 재배하는 일이 중요하게 될 것이다. 농사를 오랫동안 지어본 농업인이라면 농장의 토질에 대해서는 구석구석 잘 알 것이다. 하지만 농장의 기상에 대해서는 직접 온도계를 달아서 측정하는 것도 아니므로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기상청에서 알려주는 기상정보도 유용하지만 농장이 도심에서 조금만 떨어지면 날씨가 달라지는 것도 사실이다. 배추 자람새에 중요한 것은 바로 농장의 기상이기 때문에 배추 재배에 농장의 기상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최근 농촌진흥청에서 배추 주산지 태백 매봉산, 강릉 안반데기, 전남 해남군 등 몇 지역을 대상으로 배추주산지생육정보시스템(https://wds.agdcm.kr/)이라는 인터넷 웹사이트를 개설하였다. 다소 긴 이름이지만 인터넷으로 ‘배추주산지생육정보시스템’을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그곳에서 농장 주소를 입력하거나 지도에서 농장이 위치한 지점을 선택한 후 배추 정식시기(시작일)와 수확일(종료일)을 입력한 하면 농장의 기상자료와 예측된 배추의 생육상황도 알아볼 수 있다. 조금만 신경 쓰면 배추가 잘된 해와 못된 해의 기상자료를 비교하여 무엇이 문제가 되는 지도 이해할 수 있다. 지금은 농장의 기상정보가 오늘부터 이틀 후까지의 정보만 제공되지만 앞으로는 장기예보 자료를 이용하여 1개월 앞까지의 예상 기상정보도 제공할 계획이다.

사람들은 문제의 해결책이 현장에 있다고 한다. 기후변화 시대에 안정적으로 배추를 재배하기 위해서는 농업인 각자가 농장의 기후특성을 알고, 현재의 기상정보에 따라 적극적으로 재배기술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문경환<농진청 원예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