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보험 설계 다시해야
재해보험 설계 다시해야
  • 조형익
  • 승인 2020.09.14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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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할퀴고 간 자리는 처참했다. 제8호 바비부터 제9호 마이삭과 제10호 하이선이 지나간 자리는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다. 9월초에만 두 번째다.

긴 장마와 폭염 그리고 이어진 태풍이 역대급의 피해를 몰고 왔다. 수확기를 앞두고 발생한 태풍의 잔상이 너무 크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어느 해와 마찬가지로 지난 6월 제주도를 시작으로 남부, 중부지방에서 장마가 시작된다고 예보했다. 예년보다 일찍 시작한 제주도가 열흘 정도 빨랐고 중부와 남부는 평년과 비슷한 날짜에 장마가 시작됐다.

예년 수준의 긴 장마와 태풍으로 예상됐지만 결과는 너무 참혹한 셈이다. 수많은 인명피해와 재산상의 피해가 속출한 것은 물론 과수농가를 비롯해 채소농가 등의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크게 나타났다. 역대급의 긴 장마와 태풍의 여진으로 피해의 폭이 큰 셈이다.

지난 9일 찾은 경북지역의 사과, 배 농원은 긴 장마와 태풍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사과밭의 사과나무는 쓰러지고 수확을 앞둔 과실은 낙과되는 등 처참하게 상처를 입었다.

농식품부 장관을 비롯해 경북도, 지자체 관계자 등 수많은 사람들이 참석해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애써 키운 농작물을 한푼이라도 더 받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농가의 사정을 알기에는 시각차가 존재하는 듯 하다.

과수농가의 경우, 올 봄부터 냉동해에 따른 피해는 물론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농가의 하소연은 농작물재해보험의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농작물재해보험을 설계부터 다시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다.

사상초유의 재난으로 망연자실해 있는 농가의 울분과 처참함을 이해하는 정도로 그쳐서는 안된다. 정부 및 지자체가 피해를 입은 농가를 위해 특별지원에 나선다지만 근본부터 살펴봐야 할 것 같다.

올여름은 최악의 여름철을 보낸 듯하다. 매년 반복되는 태풍에 농사를 포기하는 것은 막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