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 훈증소독 통한 인삼 연작장해 극복
토양 훈증소독 통한 인삼 연작장해 극복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0.08.18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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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년간 같은장소 돌려짓기
임차료·교통비·관리비 등 부담

인삼은 4~6년간 같은 장소에서 재배하므로 연작 장해(이어짓기 장해)가 심하다. 인삼 수확 후에는 최소 10년간의 돌려짓기를 해야 하므로 집 근처에서 적합한 땅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새로운 땅을 찾아 멀리 이동하다 보니 임차료, 교통비, 관리비용 등의 부담도 만만찮다.

연작 장해의 주된 원인은 뿌리썩음병을 일으키는 병원균(Cylindrocarpon  destructans, F. solani) 때문이다. 인삼을 동일 장소에서 장기간 재배하다 보면 뿌리에서 분비되는 사포닌 물질 등이 축적되는데 이러한 물질을 먹고 사는 뿌리썩음병이 번성하게 되는 것이다. 즉, 병원성(발병력)이 강해져 연작장해가 더 심해지게 된다.

그동안 연작 장해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노력들이 있었다. 가장 일반적으로는  돌려짓기하는 방식으로 2~3년으로는 효과가 없고 최소 10년 이상 해야 한다. 돌려짓기를 할 때는 섬유질이 많은 보리, 밀과 같은 화본과 작물이나 항균물질이 많은 해바라기, 야콘 등과 같은 국화과 식물을 재배하면 병 발생 억제에 다소 효과가 있다. 담수처리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 인삼 수확 후 3~4년간 벼 재배를 하면 물대기(담수처리) 효과가 있어 어느 정도 연작 장해를 경감할 수 있는데, 4년근 재배까지는 안전하나 5년근부터는 병원균의 밀도가 크게 증가되어 병 발생이 많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인삼을 재배하지 않은 토지를 찾기 어려워 작토 층을 50cm 정도 걷어 내거나 오염되지 않은 새로운 흙을 50cm 이상 쌓아 재배하기도 하는데, 이때에는 기존 재배토양은 없어지기 때문에 적어도 2년간의 토양관리를 통해 비옥도를 향상시켜주지 않으면 인삼재배 시 좋은 품질과 수량을 기대하기 어렵다. 최근에는 객토로 활용할 좋은 흙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작토 층과 심토 층을 뒤집어 주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인삼 수확 후 작토 층을 굴삭기로 50cm 정도 걷어낸 다음 속에 구덩이를 파서 넣고 그 위에 심토를 쌓아 밭을 만든 다음 재배하기도 한다. 이 또한 비옥도 관리가 필요하고 굴삭기 작업 비용이 소요된다.

다조메와 같은 훈증제를 이용하여 소독하는 방법은 소독 효과가 높으나 훈증제 처리 시 가스 확산이 잘 되도록 트랙터로 깊이갈이를 한 다음 소독하는 것이 좋다. 또한 토양수분이 18% 내외로 적절해야 하고 지온이 20℃ 이상으로 높아야 가스발생이 많아 소독효과가 높아진다. 논토양처럼 수분이 너무 많거나 모래땅처럼 수분이 너무 적으면 가스 발생량 자체가 적어지고 불용화 된 훈증제가 인삼 재배 도중 서서히 활성화되어 가스가 조금씩 발생하여 피해를 줄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훈증소독은 표면 훈증보다는 심토(속흙) 훈증이 필요하다. 외쟁기를 이용하여 30cm 깊이로 골을 형성한 다음 훈증제를 골에 뿌려 심토 층에 훈증제가 들어가도록 한다. 가스는 위로 상승하므로 가급적 훈증제를 심토 층에 넣어주어야 작토 층 전체의 소독효과가 높아진다. 훈증제 사용량은 10a당 40kg 내외이다. 비닐을 덮어 3~4주간 보존한 다음 비닐을 벗겨 내고 3~4회 밭을 갈아 남아있는 가스를 완전히 빼 주어야 한다.

그리고 훈증제를 이용하여 토양소독을 할 경우에는 병원균뿐만 아니라 유익한 유용미생물까지 죽게 되므로 훈증소독 후에는 잘 부숙된(발효된) 퇴비를 시용하고 1년간 녹비작물을 재배하여 토양미생물상을 복원해 주어야 한다. 아무쪼록 연작 장해 극복을 통한 인삼의 안정적 생산으로 인삼 관련 산업의 활성화를 기대한다.

■이성우<농진청 원예원 인삼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