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고품질로 새로운 도약을
딸기, 고품질로 새로운 도약을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0.05.0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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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재배 100년 … 연간 18만톤 생산 세계 7위
국산품종 95% 연간 생산액 1조3천억 … 다양한 품종 개발 필요

수백만 년 전부터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유라시아 및 북미에서 자생한 야생종 딸기 4종이 재배종 딸기(Fragaria×ananassa)의 조상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우리가 시장에서 즐겨 먹는 큼직한 딸기가 세상에 나온 것은 길어야 300년이고 본격적으로 우리나라에 소개돼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100여 년의 역사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딸기 재배 역사는 길지 않지만 생산량은 연간 18만 톤으로 세계 7위권이고 수출액도 연간 5,400만 달러로 상당한 수준이다. 딸기는 국내 연간 생산액이 1조 3천억 원 내외로 원예작물 중에서는 국내 1위 규모를 차지하는 농가의 주요 소득 작목이다. 눈에 띄는 것은 지난 15년간 재배면적이나 생산량의 변동은 거의 없거나 오히려 소폭 감소하였지만, 생산액은 꾸준하게 증가하여 2005년과 비교하여 약 2배 증가하였다는 것이다. 그간의 농업생산액 총 규모가 43% 증가한 것과 물가 상승률을 모두 반영하더라도 괄목한만한 성장이다.

농업 연구개발(R&D) 측면에서 보았을 때, 딸기 산업의 성장 동력은 크게 두 가지로 재배 기술과 품종 개발을 들 수 있다. 토양에서 쪼그리고 수확하는 기존의 토경 재배 방식에서 서서 작업하거나 의자에 앉아서 수확할 수 있는 고설(高設) 수경 재배 기술은 노동력을 줄이고 수확 기간을 연장하여 생산량을 크게 높이는 데 기여하였다. 실제로 전체 딸기 재배 면적의 32%(2,050ha)정도를 고설 수경재배 면적이 차지하며 우리나라 채소 수경재배 면적 가운데 딸기는 1위에 올라있다.

또 하나는 우수한 품종 개발과 보급이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설향’이라는 국산 품종은 딸기 산업의 가장 큰 성장 동력 중에 하나이다. 지금은 자취를 거의 감췄지만 앞서 많이 재배되었던 일본 품종인 ‘육보’에 비해 국산 품종 ‘설향’은 이른 겨울철 수확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과실 품질이 좋아 가격이 좋다. 더군다나 수량이 많고 여러모로 재배가 수월해 딸기 재배 농가를 흐뭇하게 하는 효자 품종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딸기 품종 개량 역사가 길어야 50여 년으로 짧은 것에 비춰볼 때 국산 품종 점유율이 95%에 이른다는 것은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일본과의 딸기 로열티 문제를 슬기롭게 해쳐나갈 수 있게 하고 딸기 산업 발전의 근간이 되어준 ‘설향’은 농가와 소비자 등 국민 모두에게 뜻깊은 국산 품종이다.

앞으로 국내 딸기 산업은 오렌지 등 외국 수입 과일과 무한 경쟁 체계에 놓여있고 외국에서 도입되는 딸기 신품종과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어려운 대내외 여건에서도 국산 품종이 외국 품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딸기 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고품질의 신품종과 재배기술 개발이 요구된다.

앞으로 딸기 재배 면적과 생산량은 정체되거나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딸기를 구매하는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수출 확대를 통해 재배 농가의 수익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맛좋고 유통성이 우수한 다양한 품종이 필요하다. 새롭게 개발된 품종은 기존 품종과는 다른 재배적 특성이 있을 수 있어 신품종 특성을 고려한 재배 매뉴얼을 정립하고 농가마다 차별화된 재배 및 유통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맛좋은 딸기 품종과 재배기술의 보급으로 말미암아 머지않은 미래에 딸기 생산액이 2조 원을 돌파하기를 기대한다.

■김대영<농진청 원예원 채소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