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 한국화훼농협 조합원
김지현 한국화훼농협 조합원
  • 김수은 기자
  • 승인 2020.02.10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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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니즈에 맞춘 다양한 품종으로 차별화
한국화훼농협, 화훼산업 이끌 2세대 농사꾼들의 지원군 되길
한국화훼농협 김지현 조합원이 운영하는 타코스타일 전경
한국화훼농협 김지현 조합원이 운영하는 타코스타일 전경

따뜻한 온실에서 관엽식물은 싱그러운 잎사귀와 꽃을 피워내고 시시때때로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기둥과 공중에는 이색적인 태국의 식물들이 아기자기한 자태로 온기와 습도를 흡수하며 날마다 조금씩 자라난다. 4년 전 농장을 운영하기 시작한 한국화훼농협(조합장 강성해) 김지현 조합원(타코스타일 대표)이 운영하고 있는 600평의 규모의 농장은 이처럼 평화로운 풍경 속에 10명의 직원들이 물 관리, 재배, 판매팀으로 나뉘어 분주하게 움직인다.

고등학교 졸업 후 국내 대기업 직원으로 근무했던 김지현 조합원은 화훼장식을 전공한 경험을 살려 2001년경 꽃집을 개업했다. 지금보다 경기가 좋고 소비자들의 꽃 소비가 활발하던 시절 그녀가 운영하던 꽃집은 3호점까지 오픈할 정도로 장사가 잘 되었다.

하지만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남편과 함께 꽃집을 운영하면서 세 아이의 육아를 하기가 쉽지 않았다. 한창 엄마 손이 필요한 아이들을 돌보며 일상의 여유를 갖고 노후에도 가족과 함께 일할 수 있는 터전이 필요했던 김지현 조합원은 40년 동안 난을 재배해온 아버지의 권유로 농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농장 운영 초기에는 해외에서 어렵게 들여온 식물들을 수입 통관 과정에서 경험 부족으로 7,000만원어치의 수입 물량을 모두 폐기하는 등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5억원의 빚을 져 농장 운영을 중단하려는 결심도 했지만 그때마다 힘이 되어주었던 것은 아버지였다. 한국화훼농협이 설립되던 초창기 상임이사를 역임한 김지현 조합원의 아버지는 현재 태국에서 농장을 운영하며 틸란드시아 등 태국의 이색적인 식물들을 국내에 공급하는 일을 하고 있다. 태국의 관엽식물은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하기 좋고 미세먼지 잡는 식물로 알려지면서 국내에서 인기가 높다. 김지현 조합원은 이러한 트렌드와 소비자 니즈를 고려해 태국에서 다양한 식물들을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주변 지인들이 아버지 뒤를 이어 어려운 농사꾼의 길에 들어선 그녀에게 화훼 재배부터 유통까지 오랜 경험에서 비롯된 노하우와 조언을 해주며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듯이 한국화훼농협도 유묘를 공급해주며 원활한 농장 운영의 토대가 되어주고 있다.

“농장 운영 초기 어려움을 딛고 연매출 20~25억을 달성하기까지의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지만 농사꾼으로서 우리나라 화훼산업을 이끌어나가고자 했던 아버지와 지인들의 아낌없는 지원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지금까지는 화훼류 수요를 분석하고 소비자를 만족시키고자 하는 장사꾼의 마인드로 운영해왔지만, 앞으로는 진정한 농사꾼이 되어 농장을 운영해나가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덧붙여 그녀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농사를 시작하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화훼 농사를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곳이 없었다”며 “앞으로 한국화훼농협이 기존의 화훼농가뿐만 아니라 향후 화훼산업을 이끌어나갈 2세대 농장주들을 위한 교육과 교류의 장을 형성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