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 유전자원 활용 연구의 필요성
인삼 유전자원 활용 연구의 필요성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9.08.02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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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 국가브랜드 작물로 자리매김 … 연구·산업화 미흡
원료삼 안정적 확보 중요 … 원료표준화·산업화 노력 절실

종자 전쟁시대라는 말을 농업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이것은 ‘제2의 반도체’라 불리는 약 50조 원 규모의 종자시장에서 벌어지는 주도권 싸움, 즉 ‘종자 전쟁’을 비유한 말이다.

세계적으로 유전자원의 경제적·산업적 가치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이에 각국은 앞 다투어 나고야의정서 가입을 통해 자국의 자원 주권을 확보하고 자원 이익에 대한 권한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생명연구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국제적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국가생물자원프로젝트를 통해 일본이 우위성을 확보할 수 있는 30개의 핵심자원을 선정하여 종자 전쟁에 뛰어들었다.

우리나라는 유전자원과 관련한 법률인 ‘유전자원법’을 본격적으로 시행하여 유전자원의 이용과 공정한 이익공유의 국제적인 흐름에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바이오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기업의 해외 생물자원 이용률은 2016년 기준으로 54.4%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더욱이 해외생물자원의 51.4%는 중국 자원으로 조사되는 등 우리나라의 자원 이용률은 해외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대체 생물자원 발굴, 자원 국산화, 유용 생물자원 발굴과 더불어 국가적으로 국내 생명연구자원을 관리·육성할 필요성이 커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에 정부에서는 글로벌 이슈와 미래 수요에 대응하고, 연구·산업계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전략적 관리가 필요한 10대 국가전략생명연구자원을 선정하였다. 이 10대 국가전략생명연구자원에는 인삼, 김, 벼, 콩, 생쥐, 돼지, 원숭이, 한우, 락토바실러스, 세포주가 포함돼 있다.

그중 인삼은 우리나라 자생 약용식물로, 땅에서 생산하는 반도체로 불려질 정도로 부가가치가 높다. 예로부터 만병통치의 명약으로 동양의학에서 널리 사용되어 왔으며, 현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가 브랜드 작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 인삼은 다른 나라 삼보다 품질이 우수하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고기능성 인삼 우량 신품종 육성은 미래 먹거리로서 높은 경제적 가치를 지닐 뿐 아니라, 인삼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국내 인삼의 유전자원은 국가연구기관인 농촌진흥청에서 보존 증식 중이며, 약 1,500여 점의 유전자원을 신품종 육성 등에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유전자원을 활용한 연구와 산업화는 미흡한 실정이다.

국가전략생명연구자원으로써 인삼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우선 원료삼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유전자원 수집, 특성평가와 보존, 대량증식 체계 구축과 보급 등이 필요하다. 또한 유전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활용하고 신규 인삼시장 개척을 위한 효능 연구, 그리고 글로벌 브랜드화를 위한 인삼 원료 표준화와 산업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지금 한 알의 종자가 금보다도 더 귀한 시대에 살고 있다. 아무쪼록 국가전략생명연구자원인 인삼을 신약개발 등 바이오 분야 연구개발 수행의 핵심재료로 집중 육성하는 등 바이오경제 활성화와 혁신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연구에 전념하도록 하겠다.

■방경환<농진청 원예원 인삼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