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블루베리 산업 발전 위한 조건
국내 블루베리 산업 발전 위한 조건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9.07.29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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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에서도 블루베리 생산량 급격히 증가
블루베리 국산화 품질향상 기반 갖추는데서 시작

‘타임(Time)’지가 블루베리를 슈퍼푸드로 소개한 이후 블루베리의 건강 기능적 가치 홍보는 소비량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블루베리 생산량이 급격히 증가했다.

그러나 수입량 역시 덩달아 늘며 국내산 과실의 경쟁력을 악화시키고 있다. 국내산 블루베리 구매를 주저하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은 외국산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큰 품질 차이를 느낄 수 없다는 데 있다. 따라서 국내 블루베리 산업을 유지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현재 마주한 문제점을 신속히 해결하고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한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국내 환경에 맞는 재배기술을 확립하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해외 재배기술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기 때문에 환경 차이 등으로 작물의 생리 변화가 고려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

한 예로 외국 토양은 산도가 높으며 물 빠짐이 좋지만 국내 토양의 산도는 중성이 많으며, 물 빠짐 정도, 가용 양분의 형태와 양, 일조량과 온·습도 등 다양한 환경적 요인이 외국과 다르다. 이러한 차이는 과실의 품질 차이로 나타난다. 따라서 국내 환경에 적합하지 않은 재배법은 작물의 생리를 교란시키고 특성을 온전히 발현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 다른 문제점은 아직까지 자원과 품종의 특성에 대한 개념을 명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주로 재배하는 품종은 대부분 해외 개발 품종으로 생산자는 개발업체에서 제공하는 특성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환경 차이로 인해 품종 특성 발현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품종 선택 전에 보다 면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품종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재배 방법과도 연결된다. 많은 농가들이 재배하는 ‘스타’, ‘오닐’ 품종은 남부 하이부쉬 계통으로 저온 요구도가 낮으며 생육기간이 비교적 짧다.

또한  상대적으로 높은 기온을 요구하므로 경남 남해군 주변과 그 이남 지역에서 재배하는 것이 알맞다. 전남 나주 부근만 되더라도 일교차나 낮은 온도 때문에 노지에서 정상적인 생육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고위도 지역에서는 북부 하이부쉬 계통을 재배하는 것이 적합하며, 남부 하이부쉬 계통을 재배하려면 온실과 같은 가온 시설이 필요하다.

블루베리의 진정한 국산화는 앞선 문제점을 해결하고 품질 향상 기반을 갖추는 데서 시작한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블루베리 연구 강화를 통해 블루베리 국산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국내 환경조건에 알맞은 표준재배법 개발과 기후, 토양조건에 적합한 품종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양한 성숙기와 뛰어난 품질을 지닌 신품종을 개발·보급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블루베리를 연중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국내 블루베리 산업이 추구해야 할 방향은 대량 생산이 아닌 고품질화 전략이다. 넓은 농경지와 자원을 무기로 대량 생산체계를 갖춘 미국 등 주요 수출국은 국내 과실보다 가격적인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 때문에 가격 경쟁으로 상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국내 생산 과실이 가지는 강점을 부각시켜 고품질 전략에 집중해야 한다.

블루베리의 건강기능성 연구와 홍보는 소비자의 관심을 모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연중 생산 체계를 통해 다양한 맛을 선보이고 가공품 확대를 통해 소비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 지속적인 산업 발전, 그리고 관련 연구기관과 민간의 협력으로 블루베리가 국내 과수산업의 중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원경호<농진청 원예원 배연구소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