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파괴 조사로 실험반복수 줄이는 효과 … 샘플･특성확보 탁월
미국농업은 현재 1900년에 사용되었던 농업노동의 1/3만을 가지고도 당시 농업생산량의 7배를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농업생산성 증가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기계를 사용하면서 농 작업 효율성이 높아진 이유 외에 작물의 유전적 형질의 개선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작물의 유전형질의 개선은 육종을 통하여 좋은 형질을 가진 계통의 선발을 통하여 이룰 수 있다. 식물 생장, 환경 적응 및 수확량과 같은 양적 유전형질에 관련된 유전자를 밝히기 위해서는 동일한 식물체의 DNA 분석과 함께 표현형을 분석해야 한다.
유전자의 염기서열은 같지만 표현형은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육종계통에 대한 표현형 분석은 작물의 생리적 특성을 측정하는 것이다. 지난 몇 십년간 유전자 분석기술의 발달에 따라 차세대 DNA 염기서열 결정 기술이 육종에 접목되어 분자육종을 통한 작물의 유전적 개선이 상당부분 이루어 졌다.
또한 육종에서 유전자 DNA 마커를 이용한 선발이 가능해졌다. DNA 마커를 이용한 선발은 육종가가 기대하는 특성과 연관된 유전자를 확인하는데 효과적이며 현재 옥수수, 쌀, 밀, 콩 등의 품종개선에 사용되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표현형에 관한 분석이 필요하다.
특히 수량, 가뭄, 고온 내성 등 스트레스 저항성과 관련된 양적형질의 개선에 표현형 분석이 어려워서 형질개선에 어려움이 있다. 전통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작물의 표현형 조사방법은 많은 시간과 노동력 및 비용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조사를 위하여 시료를 파괴해야 하기 때문에 결과에 오류를 범할 확률도 높다.
최근 센싱 기술, 고용량 컴퓨터작업 능력 및 영상처리 기술이 작물의 표현형 분석에 도입되었다. 이들을 결합한 대량 표현형 분석(High Throughput Phenotyping : HTP) 기술이 농업에는 아직 도입단계 이지만 다량의 육종계통에 대한 양적형질에 관련된 유전자 영역을 빠르게 찾는데 유망한 기술로 평가 받고 있다. HTP 기술의 장점은 식물 형질을 비파괴적으로 측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개별 식물체에 대한 생육 및 스트레스의 진행을 추적하는 데 필요한 시계열 측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식물체를 파괴하지 않고 조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실험의 반복수를 줄여서 실험의 효율성이 향상되어 수작업 측정 기능과 비교하여 더 많은 샘플 및 더 많은 중요한 특성을 측정 할 수 있게 된다.
몬산토, 다우듀폰과 같은 글로벌 기업 및 호주 식물표현형학시설, 유럽 식물표현형 네트워크와 미국 농업연구청와 같은 몇몇 선진 연구소에서 이미 대규모 완전 자동화된 HTP 시설을 온실 또는 생육상에 설치하여 육종에 활용하고 있다. 이 시설에서는 시간경과에 따른 식물생장과 발달을 평가하기 위하여, 로봇공학, 정밀한 환경조절과 원격감지 기술을 사용한다.
미국 아리조나주 마리코파에 있는 미국 농업연구청 건조지역 농업연구센터에서는 2011년부터 노지 대량 표현형 분석(Field-Based High Throughput Phenotyping : FB-HTP) 플랫폼 장치를 제작하여 작물 육종에 활용해 왔다. 현재 2015년에 제작한 Avanger 라는 FB-HTP 플랫폼 장치를 이용하여 밀과 목화의 육성계통으로부터 작물의 키, 녹화(Normalized Difference Vegetation Index : NDVI) 및 잎 온도를 측정하여 건조내성 계통을 선발하는데 활용하고 있다. 또한 바이오연료 생산 작물인 카멜리나(양구슬냉이)의 개량을 위하여 노지에서 대용량 표현형 분석 기계를 이용하여 수량과 건조저항성 유전자 좌에 대한 유전체학 및 표현체학 연구를 하고 있다.
또한 TERRA REF로 불리는 노지 스캐너를 이용하여 건조지에서 재배하는 밀 계통의 유전적 다양성에 대한 표현형 분석 및 내건성 수수 계통을 선발하고 있다.
대량 표현형 분석 장치를 작물 육종에 광범위하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기계장치의 비용이 저렴하고 다루기 쉬워야 하며 적절한 형질에 대하여 육종단계에서 노지에서 표현형을 조사할 수 있어야 한다.
표현형 조사 시 작물의 변이를 확인하고 자료 분석방법을 조정하여 재현성을 높이고, 적합한 실험 설계를 통하여, 올바른 형질을 선택하며, 최종적으로 이질적인 데이터를 적절히 통합, 분석하여야 하는 등 사용 목적에 맞는 기술 확립이 필요하다.
■정봉남<미국 농업연구청(Agricultural Research Service) 상주연구원(농진청 소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