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원예산업의 신성장동력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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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은 믿기 어렵지만 이 지구상에는 고기보다 채소가 비싼 곳이 적지 않다. 한마디로 원예는 손이 많이 가는 농업이라는 뜻이고 또한 공(功)을 들이고 정성을 쏟으면 쏟은 만큼 수량과 품질이 높아진다는 의미가 된다. 따라서 원예만큼 그곳에 종사하는 사람의 기술력과 마음가짐이 중요한 산업도 드물다.여러해 전 일본의 청과시장에서 소비자의 구매욕을 불러 일으키는 그들의 포장술, 특히 소포장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는데, 실제 농가를 돌아보며 느끼는 소감은 농사자체의 기술수준이나 작황 등은 의외로 우리보다 나을 게 없다는 것이었다.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수출한 화훼류를 일본시장에 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재포장을 해야한다는 굴욕적인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이제는 우리의 원예작물 생산기술은 물론 포장술도 많이 발달하여 과거와는 다른 것으로 알고 있지만, 가장 큰 수출시장인 일본을 생각할 때 지금도 적지않은 문제점들이 남아있다고 본다. 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우리 농업을 “세계와 경쟁하는 강한 산업”으로, 또한 “돈버는 농업” 및 “수출하는 농업”으로 바꾸겠다는 획기적 비전을 제시한 바 있고, 그에 따른 후속조치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며, 대규모 농식품 가공 유통회사 및 기업영농 중심으로 개편하는 단계로 발전시키겠다는 야심찬 계획하에 여러가지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그중의 하나로 부가가치가 극히 높은 고가종자를 생산, 세계를 대상으로 판매하겠다는 골든씨드 프로젝트(golden seed project)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일찌기 겹 페츄니아 종자를 개발하여 금값보다 비싼 문자 그대로 골든씨드로 세계에 독점공급하게 한 우장춘박사를 생각하면, 한국인의 유전질은 참으로 우수하고 대단한 것이 아닐 수 없다. 과거와는 달리 국가기관 뿐 아니라 개인 육종가도 적지않게 생겼고, 고전적인 교배육종을 넘어 첨단의 여러가지 육종기술이 실용화 되어가는 지금, 국가의 재정적 지원이 뒤따른다면 더 빠른 시간에 큰 성취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새만금지역에 대규모 유리온실단지를 만들어 새로운 수출전진기지로 활용한다는 계획도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그러나 우리가 꼭 잊지말고 기억해야 할 것은 일다운 일은 돈이나 기계가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만고의 진리이니, 기존의 인력과 장비를 가지고 하는 노력 못지 않게 미래를 지고 나갈 우수한 인력의 확보와 이들을 제대로 훈련시킬 시스템이 긴요한 것을 간과할 수 없다.필자는 여러해 전 우리나라에서 대규모 유리온실 사업이 진행될 때, 본지에 미래를 위한 투자 즉 앞날을 개척할 유능한 인재를 모으고 훈련시키는 일에 전체 투자액의 5~10%만 배분(配分)하라고 권고한 바 있으나, 그런 투자가 되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 그 결과는 어떠했던가? 그것은 독자 여러분께서 더 잘 알고 계실 것이다. 만일 그때 그렇게 했다면 지금쯤은 우리나라에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많아져 기존의 사업은 물론 현재나 미래의 사업도 든든히 받쳐줄 수 있었을 것이다. 한마디로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여 시설을 짓는다고 해서 처음 의도한 대로 원예산물 수출이 급속히 증가하고 농가소득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지난 교훈으로 알고 있다.이러한 사례는 저간 관주도로 이루어진 일들 예를 들자면 덴마크의 유축농업(50년대), 협업의 이스라엘 농업(60년대) 그리고 농외소득의 일본농업(80년대)을 본받아 농촌을 발전시키겠다는 시도가 용두사미가 되어버린 데서도 볼 수 있다.또한 세계적인 브랜드를 육성해 한국의 원예산물을 전세계에 알리고 수출을 늘리겠다는 시도도 진행중인 것으로 아는데 실제로 가장 중요한 것은 홍보에 못지 않게 내실 즉 외국의 소비자가 한국의 브랜드를 신뢰하도록 만드는 것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조금 더디고 양에 차지 않더라도 신용을 지켜가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수출확대를 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지속적으로 품질과 생산량을 유지, 확보하지 못하면 사상누각이 되어 버릴 수밖에 없다.따라서 필자는 규모화와 기업영농 중심도 중요하지만, 막대한 비용을 들여 대규모 생산 및 유통회사를 만들 경우, 처음 의도한 대로 큰 성공을 거두기 보다 자칫하면 동일한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기존의 수출농가에 타격을 주고 부작용을 가져 올 위험도 있는 만큼, 비록 규모는 작을망정 고품질의 수출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기존 농가를 지원하여 생산규모를 키우고 보다 좋은 시설을 통해 품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위험요인을 줄이면서 해외시장을 확대해가는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본다.이러한 조치는 겉으로 드러나는 큰 업적이 아닐지 모르나 국민의 혈세를 가장 합리적으로 쓰는 길이 될 것이고 여기에 뜻있는 후계자 양성 시스템까지 갖춘다면 더욱 바람직한 일이 될 것으로 본다.지속적 시장확보 및 수익 창출을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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