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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는 감귤 가격이 좋게 유지되어 감귤재배 농업인들에게는 행복한 한 해였다. 더구나 최근 3년 동안 계속 좋은 가격으로 팔 수 있었으니, 더 좋을 수 없었다. 그 이전까지는 2년에 한번씩 해거리로 인해 가격이 오르락 내리락 하였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올해도 좋은 가격을 받을 수만 있다면 더 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어찌 마음대로 되겠는가? 작년은 감귤 생산량이 생각보다 적었던 탓에 가격이 좋았다 치고, 재작년은 원래 풍작이 해였으니 가격이 내려가야 했었다. 왜 일까 ? 물어 볼 필요도 없이 품질이 좋았기 때문에 좋은 가격이 유지되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우리가 보통 먹고 있는 온주밀감은 사과나 배 등과 같이 깎아서 먹어야 되는 대형 과실과는 달리, 손으로 쉽게 먹을 수 있고 쉽게 들고 다닐 수 있는 좋은 특성이 있다. 그러므로 품질만 좋으면 1인당 소비량이 느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다. 올 해는 풍작이 예상되는 해이다. 그러기에 과잉 생산이 예상되어 벌써 걱정을 하고 있다. 이 상태로 그냥 놔두면 또 다시 가격이 내려 갈 가능성이 크다. 과잉 생산이 되면 공급 과잉이라는 점도 있지만 품질 관리가 소홀 해 져서 품질도 나빠지게 된다. 품질이 나빠지면 소비자는 물어 볼 필요도 없이 다른 대체품을 찾게 된다. 우리는 그 동안의 경험을 통해 소비자가 냉정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오렌지가 수입되던 10여 년 전 일을 상기해 보자! 우리 감귤 농사는 다 끝났다고 모두 걱정을 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고급 백화점에 자리 잡던 오렌지는 이제 거리의 리어카에서 파는 흔한 귤이 되었고, 우리의 한라봉은 백화점의 좋은 진열대에서 선물용으로 비싸게 팔리고 있다. 우리 감귤의 품질이 좋아져서 품질 경쟁에서 이겼기 때문이다. 이것은 저절로 생긴 것이 아니다. 우리의 노력으로 싸워 이긴 결과이다. 농진청에서 추진해오던 최고품질 프로젝트는 결국 우리 감귤 산업의 경쟁력 제고에 큰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 농가 모두가 최고 품질의 과실을 생산 할 수는 없지만, 잘 되는 농가가 있기에 이웃에 있는 농가도 따라서 하다 보니 저변확대가 되어 결국 많은 농가의 감귤 품질이 상향 평준화 되었다고 생각한다. 행복 바이러스의 전파라고나 할까? 이것이 바로 현재 농촌진흥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강소농의 지향점이다. 규모가 작아도 현재의 단점을 한 단계 보완하여 작지만 경쟁력 있는 강한 농업으로 되는 것은 바로 우리 농업인의 노력에 달렸다. 금년도의 감귤 농사도 지금부터 계획적이고 철저한 생산량 조절은 물론, 착실한 과실관리를 통해 소비자가 찾는 과일이 되어서 계속 좋은 가격을 받고, 돈 되는 농업을 실현하여 잘사는 농촌이 되도록 해 보자. 올해가 중요하고 지금 부터가 중요하다.■김광식<농진청 감귤시험장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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