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용작물 PLS 현황과 대응 방안
약용작물 PLS 현황과 대응 방안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9.10.14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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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오미자·당귀 등 50여종 재배 … 적용약제 선발 중
병해충 모니터링 및 부족 농약 직권등록 추진

약용작물 하면 흔히 우리는 건강을 위해 생산하고 소비하는 작물을 떠올린다. 사전적 의미로도 약용작물은 ‘약으로 쓰기 위하여 사람들이 기르는 작물’로 표현돼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약용작물인 인삼은 그 재배 역사가 고려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인삼처럼 오래된 작물도 있지만, 국내 재배 약용작물 대부분은 재배 역사가 그리 길지 않다. 채취에 의존하던 방법에서 벗어나 전문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이다.

해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편찬하는 ‘특용작물 생산실적’에 따르면 국내에서 재배되는 1ha 이상 약용작물은 50여 품목이다. 오미자, 당귀, 황기, 도라지, 더덕 등이 이에 해당된다. 하지만 이러한 약용작물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산야에서 자생하는 식물을 경작지로 끌고 내려와 자생종이나 품종으로 재탄생해야 한다. 또한, 작물을 심는 밀도, 비료량, 물 관리 방법 등 다양한 재배기술을 적용해야 한다. 이때 자연 상태에서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던 병해충의 발생이나 외래, 돌발병해충의 발생으로 생산에 막대한 차질을 빚기도 한다.

이런 병해충을 효과적으로 방제하기 위해 농가에서 가장 흔히 사용하는 것이 작물보호제, 즉 농약이다. 물론 유기농, 무농약 등 친환경 재배를 통해 약용작물을 생산하기도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러한 재배를 위해 사용하는 친환경 농자재의 경우, 효과적인 병해충방제에는 한계가 있으며, 어느 정도의 수확량 감소를 동반하게 된다. 우리는 약으로 쓰기 위해, 사람의 건강을 위해 약용작물을 생산한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약제를 선택해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약용작물을 각종 병해충잡초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필요악이라 할 수 있다.

정부에서는 생산단계에서 판매단계까지의 농산식품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하여 소비자에게 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하자는 취지로 지난 2006년부터 우수농산물관리제도(GAP)를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또한 올해부터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를 시행하고 있다. 이 두 제도의 핵심은 작물별로 등록되어 있는 농약을 안전하게 사용하는 것에 있다. 철저한 농약시험을 거쳐 등록된 작물별 농약을 사용횟수와 희석배수 등 안전사용기준을 준수하여 사용하고 생산물을 수확한다면 오히려 앞서 언급한 두 제도를 통해 안전성을 입증 받을 수 있다.

약용작물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식품의 기준 및 규격을 따르는 ‘구기자’ 등 몇 작물을 빼고, 식약공용 농(임)산물로 규정하고 있다. 즉, 대부분의 약용작물에 대해서는 PLS 적용을 제외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추후 적용이 예상되며 사전에 제도 변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때문에 농촌진흥청에서는 1ha 이상 재배되고 있는 50여 품목의 약용작물에 발생하는 문제 병해충 잡초에 대하여 2025년까지 농가의 요구도가 큰 작물을 선정, 효과적인 적용 약제를 선발하고자 계획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농가 고령화 등 일손부족으로 어려움이 큰 잡초 제거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지황 등 주요 약용작물에 대한 제초제 선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균과 토양전염성병, 선충 등 난방제 병해충에 대한 농약 시험도 계획하고 있다. 또한 현재까지 전혀 농약이 등록되어 있지 않은 하수오, 강황, 오가피나무 등 20여 약용작물에 대해 문제 병해충을 관찰하고 필요 시 농약직권등록시험을 수행하고자 한다.

이처럼 약용작물에 대한 병해충 모니터링과 부족한 적용약제의 선발을 통해 단기적으로는 PLS에 적극 대응하여 생산자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중장기적으로는 GAP 재배 확산에 기여하여 약용작물 분야의 대외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그 혜택은 최종적으로 안전한 고품질의 약용작물을 찾는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안태진<농진청 원예원 약용작물과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