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포도 장기저장 기술 통한 수출시장 확대
K-포도 장기저장 기술 통한 수출시장 확대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4.01.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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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수출 활성화 위한 품종 고급화 및 저장기술 등 필요
품종에 대한 재배적 단점 개선돼야

언제부터인가 포도를 먹을 때 씨를 발라본 기억이 없다. 요즘 유치원생, 초등학생들은 집과 어린이집, 학교 급식에서도 씨 없는 청색 포도인 ‘샤인머스켓’을 많이 접하고 있다. 3~4년 전부터 눈에 띄기 시작한 ‘샤인머스켓’은 국내 포도의 재배면적과 생산량 증가에 지대한 공헌을 한 품종이다. ‘샤인머스켓’은 저장성도 좋아 시장에서 더 자주 볼 수 있게 되었다. 우리가 어릴 적 자주 먹었던 ‘캠밸얼리’는 보라색에 씨를 발라먹어야 하는 품종이다. 이 ‘캠벨얼리’의 재배 비중은 31.7%로 줄어든 반면, ‘샤인머스켓’은 41.4%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샤인머스켓’은 추석이 평년보다 빨랐던 2022년, 미숙과가 출하돼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게 되었다. 2020년 2kg 상자 출하가격이 27,127원이었던 ‘샤인머스켓’은 2022년에는 19,254원까지 하락했다. 설상가상으로 중국의 ‘샤인머스켓’ 재배도 증가하고, 저가로 물량 공세를 하면서 우리나라 수출시장을 공략하게 된다. 동남아에서는 중국산이 한국산으로 둔갑해 유통돼 문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 K-신선 농산물은 한류의 바람을 타고 동남아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 포도는 고급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어 희망적인 메시지도 존재한다. 포도 수출국 1위에 해당되는 베트남의 경우 젊은 층의 인구 비중이 높고, 한국 이미지가 더 좋아 과일 시장 성장이 예상되며, 특히 춘절 선물용으로 공략하기 좋은 특성을 갖고 있다. 2023년 농식품부 수출목표는 100억 달러 달성이었으며, 포도를 수출스타로 육성해 왔다. 2023년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수출목표 달성과 함께, 포도 수출액은 35,695천 달러로 지난해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는 포도 수출의 주력 품종인 국내산 ‘샤인머스켓’을 좀 더 고급화할 필요가 있다. 이와 동시에 뒤를 이을 수출 효자 품종을 선발하여 수출시장에 장착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출하 포도를 장기 저장하는 농가가 많아질 것으로 예측되고, 춘절이나 3~4월 수출 공략을 위해서도 포도의 저장 기술이 더욱 필요하다. 

포도는 당도가 높아 부패가 많이 되는 품목이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선도유지기술로 수출 포도의 경우 일반적으로 이산화염소 처리를 하고 있다. 적정한 수확시기를 준수하여 수확하고, 과실 온도를 떨어뜨리는 예냉을 진행하며, 이산화염소처리와 MA 포장 기술을 통한 저온저장(0℃) 등 일련의 수확 후 기술이 요구된다. 여기에 수출 시 모바일 CA기술을 접목함으로써 수출시장의 틈새를 공략해볼 필요가 있다. 수출 스타 품목인 포도 신품종에 대해서는 장기 저장 시 품질 예측을 위한 적정 수확기별 당산비, 경도 등 특성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수출국을 타깃으로 한 수출 시점 설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신품종의 요건으로 몇 가지를 고려하여 선발하고 있으나,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품종에 대한 재배적 단점 개선과 더불어 수출 소비국에서 원하는 핵심사항에 맞추어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맛 품질을 최대한 올리는 데 관련 연구자들이 모두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소비자들의 입맛은 다양하고 신세대들은 늘 새로운 것을 탐닉한다. 2024년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면서 K-GRAPE가 소비시장에서 트렌드를 주도하고, 수출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박부희<농진청 원예원 저장유통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