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묘목 유통체계 확립을 기대하며
감귤 묘목 유통체계 확립을 기대하며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9.08.26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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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묘목 연 20~30만본 유통 … 분쟁 끊이지 않아
건전묘목 유통체계 시급 … 감귤산업 경쟁력 강화해야

세균이나 곰팡이병에 비하여 바이러스병은 흔히 선진국형 병이라고 불린다. 이는 병원균을 검정하는 데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며 마땅한 치료제가 없으며, 특히 감귤에서는 그 증상이 점진적으로 나타나서 초기에는 병 증상이 없다가 해가 갈수록 그 증상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이것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대책을 수립해야 하는 이유이다.

감귤을 포함한 대부분의 과수들은 접목을 통하여 묘목을 만들고 재배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건전한 묘목을 만들기 위해서는 건전한 접수를 사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접목을 통해 전이될 수 있는 병원체들은 바이러스, 바이로이드, 파이토플라즈마, 세균병인 황룡병 등이 있다. 이들 병원체는 감염된 나무에 영구적으로 존재하며 피해를 주게 되는데, 감염된 나무는 각각의 병원체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지만 크게는 과실 품질이 떨어지고 수세가 약화돼 결국 고사하기에 이른다. 우리나라 감귤에서는 5가지 바이러스와 6가지 바이로이드가 검정되는데, 이들 모두가 큰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니지만, 품종에 따라서 또는 병원체의 종류에 따라서 피해를 주는 경우도 종종 있다. 예를 들면 모자이크바이러스의 경우 심하게 감염되면 세토카(천혜향) 같은 품종은 낙과가 되고 온주밀감은 당 함량이 약 15% 정도 감소하게 되어 품질이 떨어지게 된다. 이외에도 여러 개의 바이로이드가 복합적으로 감염되면 전체적으로 수세가 약화된다.

또한 외국의 감귤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황룡병이 우리나라 감귤에 유입될 경우 크게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런 병원체 각각, 또는 복합적으로 감염되면 감귤나무는 어떤 식으로든 피해 증상들이 나타나게 되며 궁극적으로는 당연히 전체 감귤 산업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이런 병에 걸린 나무에서 접수를 채취하여 묘목을 만들면 새로운 묘목으로 병원균이 전이되어 그 피해 증상이 고스란히 새로운 나무에 옮겨가게 된다.

또한, 어떤 경우는 전정 가위 등의 농작업 도구를 통하여, 또는 진딧물과 같은 매개충을 통하여 건전한 나무로 전염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이런 병원체들이 없는 깨끗한 묘목을 만들고 이들 건전한 묘목을 가지고 재배를 할 경우 당연히 감귤 산업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다.

감귤의 경우 연간 20~30만 본 정도의 묘목이 유통된다고 하지만 실제 묘목 생산 현장에서는 50만 본 이상이 만들어진다고도 한다. 이와 같이 어떤 품종이 얼마나 만들어지고 유통되는지에 대한 정확한 자료가 없으며 또한 품종의 진위 여부에 대한 묘목 업자와 농가 간 분쟁이 끝이질 않는 게 현실이다. 이는 다른 과종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미국 감귤의 경우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중앙과 지방 정부 관련 기관들로 구성된 NCPN(National Clean Plant Network)-Citrus에서 바이러스를 포함한 병원균 검정 및 제거, 무병묘 생산 및 유지, 보급 등의 일들을 체계적으로 담당하고 있으며 유통되는 묘목들은 모두 무병묘목으로 온라인상에서 신청하고 보급하는 체계가 확립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을 중심으로 과수 무병묘목 생산과 보급 등에 대한 정책들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감귤 또한 무병묘 생산과 보급 체계 확립을 통해 감귤 묘목 생산과 유통에 대한 전체적인 체계가 확립되어 병원균이 없는 건전한 무병 묘목만이 유통되길 바란다. 또한 어떤 품종이 얼마나 농가에 유통되는지에 대한 체계가 확립되기를 기대해 본다.

■현재욱<농진청 원예원 감귤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