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 시론 / 혼과 사랑 담은 대한민국 전통음식 ‘김장김치’

2009-02-02     원예산업신문

   
김장김치는 특별한 반찬이 없던 시절에 겨울철 밥상에 올라오는 주된 반찬이었고 ‘밥과 김치’ 하면 궁핍한 시절 최소한의 밥상이었다.소금의 짠맛과 고추의 매운맛, 발효과정 중에 생성된 각종 유기산과의 조화된 맛으로 과거에는 겨울철에만 이용했으나 현재는 채소육종과 재배기술의 발달, 김치냉장고의 등장으로 인해 사시사철 이용하는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전통식품으로 자리잡고 있다.김치가 오늘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음식으로 자리잡기 까지는 오랜세월 동안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보태지고, 현대 채소육종기술이 더해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김치가 만들어진 배경은 우리 선조들이 채소를 이용하기 어려운 겨울철에 오랫동안 보관하기 위해 채소를 소금물에 담근다는 의미의 ‘침채(沈菜)’로 출발하였으며, 조선시대 중기에 고추가 들어오면서 김치는 좀 더 다양화되기 시작했다.그러나 19세기 말까지도 김치 담금법은 채소 그 자체의 맛을 살려 청담한 맛을 내는 데 불과했으며, 향신료는 마늘·생강·천초·파 등을 넣고 고추를 썰거나 저며서 켜에다 섞은 '섞박지' 유형의 김치였다고 한다. 지금과 같이 풍성한 배추통김치가 생긴 것은 배추가 개량·발달된 근대에 이르러서야 가능하였다. 해방이후 배추종자 하나 없어 어려움을 겪던 시절인 1953년에 국가연구기관으로 출발한 중앙원예기술원(현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세계적인 육종학자 우장춘 박사를 초빙하여 배추종자 개량을 위해 노력한 결과이다. 우장춘박사가 시작한 우리나라 무·배추 육종기술은 현재 세계최고 수준으로 사계절 신선하고 안전한 무와 배추생산이 가능해 졌으며 건강 기능성이 향상된 다양한 무 배추도 개발하였다. 이러한 육종과 재배기술 개발 성과는 우리나라 김치를 더욱 풍성하고 다양화하여 김치 산업발전과 수출에도 기여 할것으로 기대된다.지난 연말에 우장춘박사의 후학들인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직원들이 배추값 폭락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농민들과 극심한 경기침체로 이번 겨울이 힘들것으로 예상되는 이웃들을 위해 성금을 모아 천사표(1004포기) ‘사랑의 김장 나눔’ 행사를 벌였다.이 사랑의 김장김치는 혼자사는 노인들과 결손가정, 시립노인요양원등 사회복지시설에 전달하여 밥상에 오르게 되었다.어렵고 힘든 때일수록 사람만이 희망이다. 우리 주변을 배려하고 함께하는 마음이 더욱 필요할 때이다.■박동금<농진청 원예연구지원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