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R암면, 수경재배 자재 수입품은 가라

2006-01-10     원예산업신문

   
“한국 암면 시장은 수입제품이 주도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국내산의 품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농가들을 상대로 한 재배기술컨설팅이 취약하다는 것이 약점이었지요. 한국 UR암면은 올해부터 웹페이지를 이용해 농가 간 정보교류를 원활하게 하고 재배기술 전문가와 농가를 이어주는 징검다리의 역할을 하기 위한 준비단계에 있습니다.”현재 암면에 관한 9건의 특허와 실용신안을 보유하고, 수경재배용 암면배지의 국산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한국UR암면의 이영주 사장. 그는 건축자재회사에서 일하던 당시 외국 잡지를 통해 토마토를 몇 천개나 생산해내는 암면배지를 보고 우리농업에 꼭 필요한 자재라고 판단해 암면의 개발과 생산을 시작했다고 한다.그러나 국내 암면 시장의 대부분을 수입산이 장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발암물질이라는 편견과 폐기암면 처리방안의 부재로 국내산의 점유율 확대가 쉽지 않았다고.암면은 현무암, 철스래그, 석회석을 녹인 용액을 고속회전방사기에 흘려넣어 고압압축공기로 분사, 마치 솜사탕같이 제조된 인공광물섬유로 압착 가열성형기에서 통기성과 보수성을 갖도록 판상으로 경화시켜 만들어진다. 석면이 결정질 천연섬유로 섬유가 무한대로 갈라지기 때문에 분진이 호흡기로 침입하면 암을 발생시킬 수 있는 발암물질인데 반해 암면은 섬유가 절단되기는 하나 가늘게 갈라지거나 호흡기 질병을 유발하지는 않는 다는 연구결과가 이미 발표되어 있다. 이 사장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고 마시는 설탕이나 커피는 2급 발암인자이지만 암면은 3급이다. 암면과 석면을 구분하지 못해 생긴 이러한 편견들이 국내 암면산업에 큰 걸림돌이었다” 고 말하며 이러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부단한 노력 덕분에 현재, 재배자나 사용자들의 불안감은 많이 줄었다고 전했다.하지만 그 다음은 수경재배 후 폐기암면의 처리가 문제였다. 암면은 일반폐기물로 지정되어 있으나 석면이라는 오해로 지정폐기물 처리되는 경우가 다반사였고 환경오염의 우려로 농가부담이 되어왔다. 이 사장은 “원예작물에 규산질 비료가 유용하다는 것은 알려져 있지만 암면의 화학조성이 규산질 비료와 유사하다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며 “농업용 암면의 분쇄물은 섬유질이 뭉쳐 있어 기공성과 보수력, 통기성이 뛰어나 토양에 혼합 사용할 때 식물의 뿌리 활착성을 좋게 한다. 이는 규산질 비료가 갖지 못하는 장점이다.”라고 전했다.또, “외국의 경우 유기폐기물의 희석제로 암면과 비슷한 성분인 석회와 화산재를 이용한다. 게다가 암면은 물흡수도 잘하고 통기성도 좋아 퇴비발효시간을 줄일 수 있는 유용한 희석제로 사용이 가능하지만 무기물이라 국내 퇴비공정규격에 맞지 않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축산폐기물을 원예농가에서 나오는 폐기암면 분쇄물로 희석하면 값비싼 희석제를 쓸 필요가 없어 농가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엔 야자수 껍질을 이용해 만든 인공토양인 코코피트가 문제가 되고 있다. 친환경자재로 들어와 퇴비로 사용해도 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분말을 밭에 뿌리면 비중이 낮아 하천오염의 원인이 되며, 토양과 혼합했을 때 코코피트 속의 미생물이 질소를 먹어버리기 때문에 질소기아가 발생, 장기간 작물을 재배할 수 없는 상황까지 가능하게 한다”고 전하며 무엇보다 국내 환경에 적합하고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는 토양의 보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처럼 암면을 생산·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 사장은 최근 암면 및 각종 배지의 수분, 온도, EC(염류농도)를 측정해 그 데이터를 컴퓨터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하이그로텍을 개발, 출시했다. 그는 사용농가에서 ‘장님이 눈을 뜬 것 같은 기분‘이라는 평도 들었다며, 이러한 기술의 개발이 암면을 이용한 작물재배의 효율성을 높여주리라고 확신했다. 이영주 사장의 연구의지는 작물재배 분야에만 그치지 않고 암면을 이용, 수생식물을 길러 하천을 정화하거나 축산폐수정화에 이용하는 친환경 정화공법에까지 뻗어 있다. 환경보호에도 기여할 뿐 아니라 농업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러한 사명감으로 연구를 계속해 나간다고 전하며 “앞으로도 새로운 기술의 개발로 작물재배 길잡이의 역할을 하면서, 국내 농업이 주먹구구식에서 탈피하고 저비용으로 고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발전하는데 일조를 하겠다”고 전하는 그의 결심이 든든하다. /김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