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 온라인 유통 ‘표준규격’ 유명무실
장미 한 단도 기준 제각각 … 단수·등급·포장 규정 미통일, 시스템 연동 사실상 불가
화훼 표준규격 제도의 미정착으로 온라인 유통체계가 지연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공판장마다 단위, 등급, 평가 기준이 달라 전산 기반 시스템과의 연동이 어려운 상황이다.
일례로 장미 10본 1단 기준에 9등급 체계를 운영하지만, 유통 현장에서는 이 기준이 일관되게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재동 aT 화훼 공판장은 국가 표준규격을 기본으로 삼되, 자체 기준을 병행하고 있다. 농가가 출하 시 등급을 기입하지만, 경매사가 실물 상태를 보고 주관적으로 등급을 다시 판단하는 방식이다.
광주지역 공판장에서는 장미를 10본 단위로 출하하지만, 등급은 농가가 자율 기입하며 공판장이 이를 검수하거나 시정하기는 어렵다. 일부 품목은 아예 규격이 없어, 손으로 한 줌 쥐어 단위를 정하는 관행도 남아 있다.
영남권에서는 장미가 10본, 20본, 25본 등 다양한 단위로 출하되며, 단수·등급 모두 농가 자율에 맡겨지는 사례가 많다. 공판장에서는 별도 조정 없이, 경매사가 입찰 과정에서 실물 설명만으로 거래를 유도한다.
한 aT 화훼공판장 관계자에 따르면 “이처럼 동일 품목임에도 기준이 제각각이면, 온라인 경매 시스템의 핵심인 전산 코드 기반 자동 낙찰·정산이 불가능하다”며 “실제 현장에서는 코드 불일치로 인한 낙찰 취소, 정산 지연 등 비효율이 누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표준규격의 세분화 부족도 문제다. 장미, 국화 등 품종이 다양한 절화류는 줄기 길이, 개화 속도 등 품종 특성이 반영되지 못해 산지에서는 자체 기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현재 절화류 규격은 17종에 불과하지만, 공판장 거래 품목은 200종이 넘는다.
일부 연구에서는 줄기 굵기, 무게 등 정량 평가 항목을 포함한 등급 기준 보완과 품목별 ‘등급 도감’ 도입 필요성을 제기한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거래량이 많은 품목부터 우선 정비 중”이라 밝혔으나, “실질적인 이행 시스템은 미비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