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복원(진주원예농협 조합장) - 공판사업 1,000억 달성, 원칙 지킨 결과
“편리·합리·윤리·신선 4대 기준 지켜”
“이번 성과는 4대 운영 기준을 흔들림 없이 지켜온 결과입니다.”
강복원 진주원예농협 조합장은 2024년 공판사업 1,000억 원 달성탑 수상의 의미를 단순한 수치가 아닌 운영 원칙의 실천에서 찾았다. 진주원협이 지속적으로 유지해온 ‘편리·합리·윤리·신선’이라는 네 가지 기준이 조합의 시스템 전반에 내재화되었기에 가능했던 성과라는 것이다.
그는 “공판장은 농산물을 거래하는 곳이지만, 그 핵심은 거래를 둘러싼 구조와 원칙이 얼마나 잘 작동하느냐에 있다”며 “조합원, 직원, 중도매인, 소비자 모두가 신뢰를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기준을 정립하고 실행해왔다”고 말했다.
진주원협이 실현한 첫 번째 기준은 ‘편리함’이다. 진주는 고추, 청양고추, 피망, 애호박 등 다양한 시설채소가 대량으로 생산되는 지역이며, 인근 하동, 거창, 산청 등 서부경남 농산물이 진주 공판장을 중심으로 모인다. 이에 대해 강 조합장은 “출하 농가가 물류를 걱정하지 않도록 농협이 수송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출하 물량의 80~90%는 농협 차량이 직접 농가를 방문해 수거하고 있으며, 농가는 작업만 마쳐두면 경매와 정산까지 일괄로 처리된다. “아침에 수확한 농산물이 오후 경매에 올라가고, 그날 바로 정산까지 이뤄지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구조는 출하농가 편의성뿐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강 조합장은 “진주 공판장은 다양한 작목이 한곳에 모이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도 필요한 농산물을 한 번에 구입할 수 있어 매우 효율적이다”며 “다품목 집산 구조가 거래량을 높이고, 유통 흐름의 밀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기준인 ‘합리성’은 공판장의 가격 결정 구조와 유통 대응 방식에 반영돼 있다. 강 조합장은 “중도매인의 유통처 확보가 가능해야 공판장의 물량 소화가 원활하다”며 “이를 위해 농협 내부에서 유통망 확보를 돕고 타 농협과의 협력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진주원협은 지역 내 마트, 농협과 연계해 중도매인의 거래처 확보를 지원하고 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공판장 낙찰률과 시세 형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그는 “판로가 확보되면 중도매인이 더욱 적극적으로 물량을 구입하게 되고, 이는 곧 가격 안정으로 이어진다”며 “조합이 판로 개척을 지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즉, 중도매인 지원 → 판로 확보 → 물량 소화 → 가격 유지로 이어지는 구조를 조합이 능동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 기준 ‘윤리’는 공판장 운영의 투명성과 책임성에 관한 원칙이다. 강 조합장은 “공판장은 농민이 자신의 생산물을 믿고 맡기는 공간이기 때문에 거래의 모든 과정이 정직해야 한다”며 “거래 주체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운영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네 번째 기준 ‘신선’은 진주 공판장이 가진 지리적 특성과 시스템에서 비롯된다. 진주 공판장은 생산지 중심으로 운영되며, 대부분의 농산물이 아침 수확되어 당일 오후에 경매에 올라간다. 강 조합장은 “이처럼 당일 수확-당일 경매-당일 정산이 가능한 구조는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신선도와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선함은 유통 속도 그 자체보다 품질을 온전히 유지한 상태로 전달되는 것이 핵심이며, 이를 위해 생산과 유통 사이의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1,000억 원 달성의 배경으로 그는 직원들의 자발성과 조직 내 기준 내재화를 들었다. “내가 지시하지 않아도 직원들이 기준을 이해하고 자율적으로 움직인다”며 “이런 조직은 수치보다 방향성이 중요하며, 기준이 실무에 녹아들었을 때 성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말했다.
강 조합장은 과거 공판장 경매사로 근무했던 경험도 언급했다. “경매사 시절, 농민이 좋은 가격을 받고 고맙다고 인사하는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그런 경험이 지금까지 기준의 가치를 실감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진주원협은 연간 약 2,000억 원 규모의 경제사업을 운영 중이며, 강 조합장은 “농협다운 농협은 경제사업 중심으로 운영될 때 비로소 조합원의 실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판장, 자재센터, 급식센터 등 모든 사업 부문이 같은 철학과 운영 기준 아래 유기적으로 연계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공판장은 거래의 장소를 넘어, 기준과 신뢰가 작동하는 현장이 되어야 한다”며 “앞으로도 ‘편리·합리·윤리·신선’의 네 가지 기준이 조합 전반에서 작동하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점검하고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