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Q 양파 수입 철회 강력 촉구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세종서 규탄 시위
전국양파생산자협회가 지난 12일 세종시 기획재정부 앞에서 WTO 저율관세할당(TRQ) 양파 20,885톤 수입 철회를 강력히 요구하며 기자회견과 규탄 시위를 나서며 강경 대응을 보였다. 이날 시위에는 제주, 고흥, 무안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양파 생산자 50여 명이 참석해 정부의 양파 수입 정책을 규탄하며 농가 보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시위에서 생산자들은 “양파를 캘 시기가 다가왔는데 정부가 대량 수입을 결정한 것은 농가를 외면하는 처사”라며 “우리 농민들은 지난해 생산비 급등과 노동력 부족 속에서도 국산 양파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정부는 수입을 통해 우리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종우 전국양파생산자협회 회장은 “우리 농민들은 농산물 가격이 폭락할 때도 버텨왔고, 수입 없이 국내에서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해왔다”며 “오는 20일부터 국내산 조생양파 출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인데도 정부가 성급하게 수입을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흥에서 올라온 한 농가는 “작년에 농사짓느라 비료, 필름, 노동력 비용까지 두 배로 늘었지만, 그래도 농산물 가격이 안정될 수 있도록 자발적으로 조기 출하를 결정했다”며 “그런데도 정부는 기다려주지 않고 농민을 버리고 수입을 택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생산자는 “우리 농가에서는 이미 양파를 시장에 출하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정부가 수입을 먼저 진행하면서 국내 양파 가격이 하락할 것이 뻔하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WTO 양파 수입 철회를 강력히 촉구하며 △농번기 외국인 노동자 단속 완화 및 농촌 노동력 확보 대책 마련 △국산 양파 생육 지원 확대 △가락 농산물 도매시장 채소동 확대 운영 △국산 양파 가격 보장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양파 가격이 오를 때마다 정부가 개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농가들이 자립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농업 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날 시위에서 생산자들은 “열흘만 기다려 달라고 요청했지만 정부는 우리의 목소리를 듣지 않았다”며 “농가를 버리고 수입을 강행한 것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