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과 환경,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도약
순환식 수경재배, 자원절약·환경보호 ‘일석이조’ 폐양액 재활용 … 농업용수·비료 각각 30~40% ↓
농업은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중요한 산업이다. 하지만 현대 농업은 환경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며 지속 가능성에 도전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업과 환경의 조화를 이루기 위한 혁신적 접근이 절실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과 진주시의 협력이 주목된다. 지난 1월 양측은 ‘진양호 유역 친환경 스마트팜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지속 가능한 농업 실현을 향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진양호(남강댐)는 경상남도 진주시를 포함한 7개 도시에 상수원을 공급하는 중요한 수자원으로, 넓은 유역면적(2.285km²)과 더불어 환경 오염과 녹조 문제로 상수원 관리의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에 2023년부터 한국수자원공사, 한국농어촌공사, 경상남도농업기술원 등 다양한 유관기관과 협력해 물 환경 개선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국내 수출 딸기 특화지역이기도 한 이곳은 스마트팜을 기반으로 한 친환경 농업 도입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최근 스마트팜 보급이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농가는 비순환식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어 양액 처리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국내 순환식 수경재배 보급률은 5% 미만으로, 네덜란드(95%)와 일본(15%)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는 형편이다. 폐양액은 재활용되지 못한 채 환경부하와 탄소배출의 원인이 되고 있으며, 지속가능성을 저해하는 주요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순환식 수경재배 기술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 대안이다. 폐양액을 재활용하면 농업용수 30%, 비료 40%를 절감할 수 있으며, 탄소배출 저감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자원 절약과 환경 보호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으로, 앞으로 현장에 필수적으로 도입돼야 한다.
특히, 진주 스마트팜 원예단지의 친환경 수경재배 기반 조성 사업에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시설원예연구소에서 ‘폐양액 배출제로형 수경재배 현장 실용화 기술 개발’과 ‘순환식 수경재배 보급 확대를 위한 현장 모니터링 및 기술 고도화’ 연구 기술 결과를 접목하고자 한다.
최근 전국적으로 혁신밸리와 원예단지 중심으로 대면적 스마트팜 보급이 증가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지역특화 임대 스마트팜과 원예단지 사업지구 총면적은 약 160ha(’24) 정도로 추산된다. 대부분 비순환식으로 다량의 무기이온이 함유된 양액 처리에 대한 시설은 필수 요소이다.
정부 주도 스마트팜 원예단지 지원사업 추진 시 폐양액의 정수처리·저류지 시설 구축이 꼭 필요하다. 첫 번째로 작기 종료 후 수경재배 관로와 물탱크 청소, 최종 폐양액 등 폐수 발생 시 배수로 및 정수처리 시설 확보가 필요하고, 두 번째는 영세한 농가 집단지역의 경우 유량조절조와 식생정화대 등 자연정화 저류지 시설 설치가 필요하다.
앞으로 기존 온실 중심의 스마트팜단지 현대화와 신규 부지 기반조성 시에는 ‘순환식 수경재배 기술’ 적용을 위한 농업용수 관리 기준을 마련하는 일도 필수적이다. 이러한 기반 조성은 단순히 환경 문제 해결에 그치지 않고 스마트팜 단지의 경쟁력을 높여 수출 확대와 농가 소득 증대에 기여할 것이다.
앞으로 진양호 유역에서 시작되는 친환경 스마트팜 조성 사업은 지속가능한 농업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다. 자원 절감과 환경부하 경감을 통해 미래 세대에게 더 나은 환경과 농업 시스템을 물려줄 수 있길, 또한 협력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어 대한민국 농업의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이 강화되기를 기대한다.
■임미영<농진청 원예원 시설원예연구소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