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TRQ 양파 수입 결정, 산지 반발 격화
생산자단체, 조생양파 출하 앞둔 시점 정부 개입 과도 비판 2차 물량 국내 도착하지 않은 상황 추가 수입 강행 성급해 정부 “단기적 시장 안정 필요”
최근 고흥 지역에서 일부 농가의 잎양파 출하가 시작된 것을 계기로 산지에서는 조생양파 출하가 예상보다 일찍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정부가 세 번째 저율관세할당(TRQ) 양파 수입을 결정하며 산지와의 갈등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정부는 시장 안정화를 위한 필수적인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생산자 단체들은 국내 양파 시장을 불필요하게 왜곡하는 결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조생양파 출하를 앞둔 시점에서 정부의 개입이 과도하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양측 간의 논쟁이 심화되고 있다.
정부는 3월 7일 10,645톤의 TRQ 추가 수입을 발표하면서, 기존 1·2차 수입(10,240톤)을 포함해 총 20,885톤의 수입을 확정했다.
정부는 이 조치가 소비자 물가 안정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입장이지만, 생산자 단체들은 조생양파 출하가 임박한 시점에서 정부가 불필요한 개입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2월 입찰공고 했던 수입 물량이 아직 국내에 도착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3차 수입을 강행한 것은 성급한 정책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산지에서는 현재의 가격 상승이 시장의 자연스러운 조정 과정이며, 민간 유통망을 통해 충분한 수급 조절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민간 수입이 매월 1만~1만4천 톤씩 꾸준히 이뤄지고 있으며, 정부가 TRQ 수입을 확대함으로써 오히려 민간 수입을 위축시키고 가격 상승을 부추긴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이번 고흥 잎양파 출하를 시작으로 오는 20일부터 가락공영도매시장에 조생양파가 공급될 예정이며, 이후 제주와 고흥을 중심으로 시장 내 양파 물량이 충분히 확대될 것이라며 정부의 수입 결정이 시장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배정섭 한국양파연합회 회장은 “조생양파가 곧 시장에 풀릴 예정인데, 정부가 불필요한 개입을 지속하면서 오히려 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최근 양파 가격이 소폭 강세를 보이는 것은 소형 양파 부족, 외국인 근로자 단속 강화로 인한 수확 지연, 기상 여건 악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3월 10일 발표에 따르면, 조생종 양파의 생육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중·만생종 역시 기상 여건 개선에 따라 정상적인 생육을 기대할 수 있는 상태로 평가된다. 이에 생산자 단체들은 정부가 단기적인 가격 안정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장기적인 생산기반 보호와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선희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사무차장은 “정부가 시장이 회복될 때마다 수입을 강행하는 정책을 반복하는 한, 국내 양파 산업은 지속적으로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보다 정밀한 수급 예측과 계획적인 정책 운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양파 가격 급등이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단기적인 시장 안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저장양파의 감모율이 전년 대비 11% 증가했고, 개학기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3~4월 공급 부족량이 약 2만 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1차 수입물량은 이미 시장에 풀렸으며 2차 물량은 오는 19일 도착 예정이고, 3차 수입 물량은 국내산 조생양파가 본격적으로 출하되기 이전인 3월 26일까지 전부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일부 지역에서 조기 출하되는 양파 물량은 시세가 좋아 농가들이 자발적으로 출하하고 있는 소량이며 시장 수급 안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