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프리카 ‘털뿌리병’ 확산 … 대책 마련 시급

2015년 이후 점차 증가세 … 전체 생산량 20% 피해 추정 경남농기원·코파, 제어 방안 마련 총력

2025-02-26     권성환
파프리카

국내 파프리카 농가들이 ‘털뿌리병(Crazy root)’ 확산으로 생산량 감소와 경제적 피해를 입고 있지만, 마땅한 방제법이 없어 농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경남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파프리카 털뿌리병은 5~6년 전부터 경남을 비롯해 전남·충남 등 주요 재배지에서 확산하고 있다. 이 병은 수경재배 환경에서 뿌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며 발생하는데, 영양생장이 길어지고 생식생장 전환이 늦어져 착화·착과수가 줄어드는 문제가 생긴다. 이에 따라 농가들은 생산량 급감과 품질 저하로 인해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 털뿌리병이 본격적으로 보고된 것은 2015년 이후다. 현재 전체 파프리카 생산량의 20%가량이 이 병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정되며, 방제법이 확립되지 않아 피해 규모가 점차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경남도농업기술원은 파프리카 수출통합조직인 (주)코파(KOPA)와 협력해 ‘파프리카 털뿌리병 원인 분석 및 제어 방안 마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진은 털뿌리병의 원인이 아그로박테리움(Agrobacterium) 세균에 있다는 점을 밝혀냈으며, 이를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는 ‘털뿌리병 병원성 균주 특이적 검출 프라이머 키트’를 개발했다. 기존 진단법보다 정확성이 높은 이 키트는 병원성 균주와 비병원성 균주를 명확하게 구별할 수 있어 조기 진단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연구진은 털뿌리병을 억제할 수 있는 미생물 균주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부터 일부 재배 농가에 실험적으로 적용해 그 효과를 검증 중이며, 현장 적용 가능성을 평가하는 단계에 있다. 최근 열린 연구과제 평가회에서는 억제균주를 적용한 농가를 방문해 실질적인 방제 효과를 점검하고, 향후 연구 방향을 논의했다.

정찬식 경남도농업기술원장은 “이번 연구 성과를 농가와 유관기관에 공유해 현장 활용성을 높이겠다”며 “앞으로도 실질적인 제어 방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털뿌리병 확산을 막고, 파프리카 안전 생산체계를 구축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