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무멀칭도 농작물재해보험 대상에 포함해야
마늘 무멀칭 재배, 노동력 절감 등 다방면 이점 기계화 면적 확산 위한 재해보험 가입 필요
우리나라 1인당 한 해 마늘 소비량은 6∼7kg 수준이다. 세계 평균이 0.8kg 정도임을 감안하면 우리는 마늘을 즐겨 먹는 민족이라 할 수 있다. 마늘은 미국의 타임(Time) 주간지에서 선정한 10대 항암식품 중 하나이며, 고추, 배추, 무, 양파와 함께 5대 채소 중 하나로 꼽히는, 식탁에서 하루도 빼놓을 수 없는 조미료이다. 하지만 최근 기후가 불확실해지면서 폭우, 태풍, 이상저온 등 자연재해로 인해 마늘을 포함한 농작물의 피해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이렇듯 기후 위기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지속 가능한 농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농업재해에 대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농작물재해보험은 농사를 짓는 과정에서 태풍이나 우박 등 여러 자연재해로 인해 발생하는 농작물의 피해를 적정하게 보전해 줄 목적으로 도입된 정책보험이다. 즉 농가에서 재해보험에 포함된 작물에 대해 보험료를 내면 피해가 발생했을 때 손실을 보전해 주는 식이다. 이때 지원액의 절반 이상은 정부가 예산으로 지원한다. 농작물재해보험은 첫해인 2001년 사과와 배 2개 작물을 시작으로 해서 2024년에는 73개 품목으로 확대됐는데, 마늘의 경우에는 2009년 보험에 포함됐다.
이러한 농작물재해보험은 2001년 사업 시작 이래 23년 동안 127만 농가가 평균적으로 93만 원의 보험료를 부담하고, 약 500만 원의 보험금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재해 발생 시 안정적인 농업을 지속하는 데 보탬이 되고 있다. 농작물 재해보험은 해외의 선진국들도 오래전부터 실시하고 있다. 미국은 1938년 연방농작물보험법을 만들었으며, 일본의 경우에는 1947년 농작물재해보상법을 제정해 보험 정책을 추진 중이다.
한편, 경남 등 일부 지자체 시·군에서는 논 재배를 중심으로 마늘의 무멀칭 재배면적이 확대되고 있다. 무멀칭은 마늘 파종 후 비닐 밖으로 싹을 유인하거나 수확 시 노동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비닐을 제거할 필요가 없어 기계화 재배 등 여러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무멀칭으로 마늘을 생산하는 경우 비닐멀칭 재배보다 재해에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수량이 적을 수 있다. 또한, 무멀칭은 아직 농작물 재해보험에 포함돼 있지 않다.
이런 이유로 현장 농업인과 (사)한국마늘연합회에서는 최근 무멀칭 재배면적이 증가하는 것과 기계화 재배면적 확산을 위해 무멀칭 마늘도 농작물재해보험에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농업 현장의 요구에 따라 재해보험 사업관리, 보험판매, 연구기관 등 유관기관 간 실무협의를 통해서 무멀칭 재해보험 가입 필요성에 대한 상호 공감대를 형성한 바 있다. 참고로 무멀칭 마늘이 재해보험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무멀칭으로 재배되고 있는 마늘에 대한 전국적인 표준수확량 산정이 필요하다.
최근 농촌 현장에서는 급속한 고령화와 인구감소 등에 따른 노동력 부족과 인건비 상승 문제로 농업인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러한 농촌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계화 도입은 필수적이다. 마늘 생육 전 과정에 걸친 기계화 확산을 위해 무멀칭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아무쪼록 표준수확량 산정과 재해보험 관련 협의가 마무리돼 빠른 시일 안에 무멀칭 마늘도 농작물 재해보험에 포함됨으로써 농업인들이 안정적으로 농사짓는 기반이 마련되길 기대해 본다.
■임태준<농진청 원예원 파속채소연구센터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