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선(광양원예농협 조합원) - 1,100만원으로 시작한 혁신의 길
특수한 품종으로 독보적인 유통 개척
“생각만 하지 말고 실행에 옮기고, 실패해도 보완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전남 광양에서 고추 재배에 도전한 청년 농업인 최경선 조합원은 1100만원으로 시작해 거래처 700곳을 확보하며 성공의 길을 열었다.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직장 생활을 하던 최 조합원은 인생의 전환점을 맞아 광양으로 내려왔다. 농업을 할 생각이나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내려온 최 조합원은 “부모님께 1,100만 원을 지원받아 하우스 한 동을 마련해 애호박과 토마토로 첫 농사를 시작했다”며 “첫 해 수익으로 부모님께 빌린 돈을 모두 갚았다”고 전했다.
“포전거래 방식으로는 농가들이 유통 회사에 쉽게 휘둘리며 주도권을 잡기 어려웠다”는 최 조합원은 보편적이지 않은 품종을 선택하고 유통 경로를 직접 개척했다. 발로 뛰며 대림동, 안산, 구로동 등 외국인이 밀집한 지역의 아시아 마트를 찾아다녔다.
거래처 확보에 대해 최 조합원은 “품종을 선택하고 거래처를 구축하는데 약 2년이 걸렸다”며 “현재 약 700곳의 거래처를 관리하고 있고, 해당 품종이 해외에서도 수요가 많아 해외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재배 작물로는 ‘라메이즈’와 ‘뤄스죠’라는 특수 품종의 고추를 선택했다. “라메이즈는 매운맛이 강해 외국인 고객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고, 뤄스죠는 꼬불꼬불한 독특한 외형으로 아시아 마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인 고객들로부터 “고향의 맛이 난다”는 피드백을 받았을 때 최 조합원은 “자신이 가고 있는 길이 틀리지 않았음을 느꼈다”고 전했다.
최 조합원은 “약을 자주 치지 않으면 작물 손실이 커 병해충 관리가 쉽지 않았다”며 “양액 재배에 대한 데이터와 사례가 없어서 직접 도전해보고 경험해봐야 하는 부분이 가장 힘들고 아쉬웠다”고 전했다. 최 조합원은 데이터를 축적하며 병해충 관리에 대한 자신만의 노하우를 쌓았다.
하우스 시공 과정에서도 최 조합원의 노력이 깃들어 있다. 애초에 1억 원으로 견적이 나온 하우스 시공을 직접 참여해 원가 절감을 이뤘고, 최종적으로 1,600만 원으로 줄였다. “하우스를 시공할 때 광양원예농협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수용해 줘, 필요한 자재를 원활히 구매할 수 있었다”며 “봉사와 같은 지원을 아끼지 않아 큰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최 조합원의 목표는 단순히 농업 경영에 머무르지 않는다. 고추 재배뿐 아니라 유통 경로 개척을 통해 700곳의 거래처를 확보했고, 특수 품종의 재배로 고정 고객층을 확보했다. 해외 시장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체험형 농업 콘텐츠와 외식업을 연계한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상하며 농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최 조합원은 “맨땅에 헤딩하듯이 시작했지만 선배 조합원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러한 문화를 이어가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언제나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