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하수오
후천성 면역 B·T세포 수 2배 증가 효과 신호전달경로 활성화 … 불로장생 명약으로 알려져
생활 습관이 변화하고, 감염병, 성인병이 증가하며 구성원 개인의 예방적 건강관리가 강조되고 있다. 한편, 다양한 기능성을 지닌 건강기능식품은 최근 질병 예방 차원에서 과학적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면 미래 의료비 지출 감소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에 농촌진흥청에서는 다양한 특용작물을 활용하여 새로운 건강기능식품 원료를 개발하고자 기능성 탐색 연구를 진행 중이다.
특용작물은 면역력 증진 효과가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인삼을 제외하고 상용화된 면역 기능성 소재는 제한적이다. 현재 인삼, 홍삼 외 ‘참당귀, 백작약, 천궁 혼합물‘ 면역증진 건강기능식품이 대중적 인기를 얻고는 있지만, 특용작물 소재 개발은 여전히 미흡하다. 따라서 면역증강 효능이 우수한 국산 특용작물을 탐색하기 위한 기초연구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면역은 태어날 때 부모로부터 유전되는 선천성 면역과 환경에 적응하면서 획득되는 후천성 면역으로 나뉜다. 선천성 면역은 특정 병원체를 구분하지 않고 반응하는 일차 방어 체계로 피부, 소화액, 눈물 등이 이에 해당한다. 반면, 후천성 면역은 침입한 병원균(항원) 정보를 기억했다가 다시 침입하면 면역세포에서 특정 항체를 생성하여 제거하거나, 사이토카인 같은 면역 조절 물질을 통해 효율적으로 방어하는 체계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세포실험을 통해 하수오 주정 추출물에 의한 면역세포의 증식, 활성화 효과를 확인하였다. 하수오 주정 추출물이 면역세포 중 후천성 면역을 담당하는 B세포, T세포의 수를 대조구 대비 약 2배 증가시키고 면역세포 증식과 관련된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하수오(Fallopia multiflora (Thunb.) Haraldson)는 중국이 원산지로 우리나라는 1990년대 초에 중국에서 들여와 경북 영주에서 재배되기 시작하였으며, 불로장생의 명약으로 알려져 있다. 마디풀과에 속하는 덩굴성 식물의 덩이뿌리로, 고구마와 모양이 비슷하고 겉껍질은 적갈색을 띠어 ‘적하수오’라고도 부른다. 하수오의 이용 부위인 덩이뿌리는 식품원료로 등록되어 있고, 예로부터 우리나라, 일본, 중국, 대만에서 한약재로 사용돼 왔다. 민간에서는 하수오를 술 혹은 차로 이용하기도 하며, 화장품 원료로도 이용되고 있다. 하수오는 정식 후 2~3년째 되는 해에 좀은 3~4월, 가을에는 10~11월 하순에 수확할 수 있다. 뿌리가 굵은 것만 수확하고 작은 뿌리는 다시 밭에 이식하여 1~2년 더 재배하여 굵은 뿌리로 수확한다. ‘하수오’를 ‘백수오’와 동일한 식물로 혼동하기도 하지만 둘은 전혀 다른 식물이다. 참고로 ‘백수오(Cynanchum wilfordii (Maxim.) Hemsley)’는 큰조롱이라고도 부르는 박주가리과의 다년생 덩굴성 초본으로 뿌리는 희고 굵으며 길게 뻗어 자란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하수오는 허리, 무릎의 통증에 좋고, 흰머리를 검게 하며, 불면증과 건망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재배면적은 2023년 기준 48ha로 작은 편인데, 국내에서는 전남 순천, 해남, 경북 영주 등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앞으로도 하수오를 비롯한 국산 특용작물의 면역 기능성 소재를 발굴함으로써 다양한 면역증진 건강기능식품 국내산 원료 소재를 제공, 국민 건강증진과 국내산 특용작물을 산업 발전에 기여할 계획이다.
■강민혜<농진청 원예원 특용작물이용과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