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후 폭염 … 고랭지 채소 병해충 피해 우려
무름병·속썩음병 등 선제적 집중 방제 필요 송 장관, 고랭지채소 생육상황 점검 및 현장간담회 개최
최근 집중호우로 인한 고랭지 배추·무 등 엽근채소류 병해충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평창군 대관령면에 위치한 김광식·한기연 대관령원예농협 조합원의 밭을 방문해 배추, 무, 당근 등의 생육 상황을 긴급 점검했다.
배추, 무, 당근 등 엽근채소류는 고온다습한 환경에 취약하다. 올해 장기간의 강우로 채소류가 과습해진 상황에서 기온이 급격히 상승하면 무름병, 속썩음병 등의 병해충 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농식품부는 수급 안정을 위해 배추·무 비축물량을 하루 300톤 이상 가락시장에 공급하고 있지만, 여름 배추·무 재배면적이 평년대비 감소한 상황이므로 철저한 생육 관리를 통한 생산량 증대가 중요해졌다.
송 장관은 지난 6월 17일 방문 이후 한 달 만에 평창군을 다시 찾아 농촌진흥청과 농협 등 관계 기관에 병해충 방제와 생육관리에 총력을 다할 것을 지시했다. 송 장관은 “비가 소강 상태에 접어들 때 선제적이고 집중적인 병해충 방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름 배추·무 생육관리협의체 제4차 회의 및 현장간담회에서는 지난달 22일에서 23일 강원권 집중 호우로 인한 대책회의가 이어졌다. 현장 관계자들은 “현재 직접적인 피해는 없는 상황이며, 일부 병해충이 발생 중이지만 8월 출하분 엽근채소류 작황은 현재까지는 양호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하지만 8월에 높은 기온이 지속될 시 8월과 9월 출하분 배추 작황이 나빠질 우려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준연 대관령원예농협 조합장은 “최근 배추 속썩음병 발생으로 농가들의 우려가 크다”며 “여름철 고온다습한 날씨가 반복되면서 방제법이 없어 농가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생산비용 증가로 배추 생산원가는 높아지는데 반해, 판매가격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생산 여건 악화는 생산농가 이탈로 이어질 수 있어 고랭지 배추·무 생산기반 붕괴가 염려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농협중앙회는 주산지 농협에 3억 원 규모의 지원을 통해 계약재배 농가에 약제를 30% 이상 할인 공급하기로 했으며, 재해 대비용 예비묘는 폐기하는 대신 여름배추 재배면적 확대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농촌진흥청은 여름배추·무 안정생산을 위해 생육상황 점검, 고온기 생육관리 및 병해충 적기 방제 기술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강원특별자치도는 도비와 시군비로 26억 원 규모의 병충해 방제 약제를 지원하고, 국비를 받아 추진 중인 토양미생물제제 공급사업(’22~’25년 총 135억 원)과 고랭지 채소류 출하조절지원사업(’23~’24년 총 100억 원, 저온저장시설 등 설치)도 차질 없이 마무리할 계획이다.
송미령 장관은 회의 참석자들에게 “배추·무 가격 안정을 위해 비축물량을 적시에 시장에 공급하고, 생육관리협의체를 통해 농업인들이 여름 채소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협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이상기상이 빈번해지는 만큼 농업 분야의 기후위기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올해 말까지 기후위기에 대응한 중장기 원예농산물 수급 안정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