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사과 등 농산물 수출 ‘빨간불’
해상 물류비 3배 급등 … 농산물 수출 물류비 지원 폐지까지 악재 농식품글로벌성장패키지 혼선으로 수출업체 발동동 국내 선별·물류비 등의 지원으로 경쟁력 제고해야
올해 상반기 농식품 및 전후방산업(K-Food+)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해상물류비가 급등하면서 농식품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국제 해상운송 운임비가 지난해 연초보다 3배 이상 오르면서 수출 물류비가 크게 증가했다. 올해 초 정부의 농산물 수출 물류비 지원 폐지에 이어 물류비가 증가해 농식품 수출업체들의 피로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동남아 노선을 운항하던 선박들이 미주·유럽 노선에 대체 투입되면서 선복 공급 부족으로 다른 직역 노선 운임도 빠르게 상승하고 농산물 수출에 걸림돌로 작용되고 있다.
글로벌 해상 컨테이너 운임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말 900~1000을 유지하다 연말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지난 1월 19일 2239.61을 찍고 조금씩 떨어지다 5월부터 크게 뛰기 시작해 지난 7월 5일에는 3733.8을 찍고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물류비가 오른 이유로는 지난해 11월 예멘 후티 반군이 수에즈운하로 가는 선박을 공격하면서 선박들이 남아프리카를 돌아가는 항로를 택해 운행기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 가뭄으로 인해 파나마운하의 수위가 낮아지며 통행 선박수가 제한된 것도 한몫했다.
최근 한국무역협회가 무역업체를 대상으로 진행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83.3%가 현재 수출입 물류 애로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물류비 증가가 가장 많았고 선복 확보 차질 등이 순서를 이뤘다.
농식품을 수출하는 업체들은 배·사과 등의 과일의 본격적인 출하를 앞두고 국제 경쟁력 제고에 비상이 걸렸다.
배의 경우 지난해 생산량이 부족해 수출은 이미 올해 초 끝났고 미주 현지에서는 한국 배 자리에 중국산 배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하루라도 빠르게 미주 수출을 하고 싶지만 물류비용 증가에 걱정이 앞선 상황이다. 더욱이 농산물 물류비 지원 폐지되고 신설된 농식품글로벌성장패키지가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해 영세한 수출업체들 사이에서는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수출업체 관계자는 “농산물 물류비 지원이 전체 수출액을 기준으로 나눠서 지급되는 것이 수출업체의 규모별로 지원되다보니 부익부빈익빈의 형국으로 흘러가고 있다”면서 “최근 들어 농산물 가격도 올라 수출비용이 늘어나 국내산 농산물이 해외로 수출되더라도 비용에 경쟁력을 잃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한 수출조직 관계자는 “세계무역기구의 구제로 물류비 지원이 어려워진 만큼 국내에서 발생하는 선별·물류비 등의 지원을 늘려 국내산 농산물의 경쟁력을 높이는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