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시기, 버섯 산업 상생 방안
버섯 산업 활성화 위한 다양성·활용도 높이는 방안 제시 약용버섯 인프라·기술 부족 … 식용버섯 기능성, 산업소재 범위 넓혀야
요즘 경제성장률 둔화, 서민 체감경기 바닥 등 전망이 어두운 소식이 많이 들린다. 경기가 식생활에도 반영되어, 예전에는 가족이나 친구들이 모이면 흔히 푸짐하게 만찬을 즐겼는데 점차 가성비를 따지며 조촐해지고 있다. 이처럼 시장에서는 사람들이 지갑을 잘 열지 않고, 현장에서는 원자재와 인건비 상승으로 생산비가 많이 드는 상황이 되면서 버섯 농가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외식업계에서 주로 사용하는 양송이의 경우, 재작년까지 2kg 평균 1만 6천원에 판매하는 안정적인 고소득 품목이었다. 하지만, 현재 마트 등에 납품이 줄어들어 버섯이 경매시장으로 몰리면서 가격이 낮게는 평균 5천 원도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실정으로 다른 버섯에 대비하여 귀농인들이 소자본으로 접근이 쉬웠던 양송이도 폐농을 하거나 생산비를 줄이기 위해 팽이, 큰느타리(새송이)버섯처럼 규모를 늘리고 있다. 그럼 버섯 농가, 그리고 관련 업체들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경제 상황이라는 현재의 흐름은 우리가 대세를 바꿀 수 없으므로 종사하는 분들에게 버섯이 가진 다양성과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을 제시하는 게 연구자의 역할이라는 생각이 든다.
첫째로 95% 이상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느타리, 큰느타리, 팽이, 양송이, 표고버섯, 5대 식용버섯 평준화에서 약용버섯 등으로 품목이 다양해져야 한다. 이를 반영하여 특용작물 실적을 기반으로 한, 2022년 버섯 전체 생산량은 16만 5천 톤으로 보합세이지만 팬데믹(2020년) 이후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약용버섯에 대한 생산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약용버섯 재배현장은 식용버섯보다 적은 생산 규모로 인프라와 기술개발이 부족하다. 약용버섯의 하나인 영지버섯의 경우 보통 고온기 하우스에서 재배를 하는데, 기후변화로 인해 현장에서는 생육 장애를 줄일 수 있는 재배법과 품종 개량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상황버섯의 경우는 뚜렷한 품종과 재배기술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약용버섯 산업 기반이 성장하기 위해 현장에서 요구하는 품종과 재배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둘째로 버섯을 현재의 식용에서 기능성, 산업 소재로 이용범위를 넓혀야 한다. 버섯은 보유한 다양한 종들을 기반으로 식품원료에 205종이 등재되었다. 하지만, 건강 기능성 원료에는 개별인정 원료를 포함하여 표고, 목이, 흰목이, 상황, 영지, 동충하초 6가지가 등재되어 있다. 버섯이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일부 버섯만 건기식 제품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외국에서 ‘매직머쉬룸’으로 알려진 환각버섯은 버섯이 지닌 ‘사일로사이빈’ 성분의 항우울제 효과와 비교적 적은 부작용으로 우울증 치료제 소재로서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신체에서 정신까지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버섯을 다양한 건기식 소재로 활용하기 위해 산학연이 손을 잡고 기능성 원료 등재와 함께 연구 개발에 힘을 써야 한다.
외국 문헌에 의하면, 야생 느타리는 질소 성분이 부족할 경우 작은 선충을 마비시켜 죽인 뒤 잡아먹는다고 한다. 그리고 느타리로 친환경 기름 제거 필름을 개발한다는 외국 사례도 있다. 이처럼 버섯을 먹는 농산물이 아니라, ‘먹을 수 있으면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미생물’이라는 생각 아래 다양한 산업에 확대 적용된다면 지금 산업에 종사하시는 분들, 그리고 후세대가 상생하며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오연이<농진청 원예원 버섯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