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배추, 생산기반·기술 변화 필요
400~600m 준고랭지 지역 재배 확대 및 기계화 추진 대체작목 육성 … 저온 저장 시설 마련돼야 원예학회 춘계학술발표회서 제기
최근 연작장해와 기상이변의 영향으로 여름 배추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생산 기반·기술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달 29일부터 1일까지 평창 알펜시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한국원예학회 정기총회 및 제119차 춘계학술발표회’에서 문지혜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기초기반과장은 ‘여름 배추 생산의 새로운 패러다임’ 주제발표를 통해 “여름 배추는 산지를 개간한 급경사지 재배로 토양 유실 문제가 발생하고 작업환경이 열악하며, 연작장해와 기상이변으로 인해 생산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며 “수급 불안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생산 기반과 기술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과장은 “400~600m의 준고랭지 지역은 고랭지보다 기온은 높지만, 생산기반시설이 갖춰져 있고 평탄한 경작지가 있어 농자재와 농기계 등 다양한 기술 투입이 가능하다”며 “농촌진흥청에서도 현재 해발 600m 이상의 고랭지 중심 여름 배추 생산방식을 400~600m 준고랭지 지역으로 확대, 분산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배 유형을 바꾸고 기계화 추진하는 등 각 과정이 하나로 이어지기 위해선 전문가 조직의 유기적 협업과 더불어 연구와 현장의 간극을 최소화하고, 정책적 지원을 위한 정책 개발 또한 중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원재희 강원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장는 ‘고랭지 채소산업의 현황 및 전망’ 주제발표에서 “기온 상승과 장마 패턴 변화로 여름 배추 생산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며 “안정적인 생산을 위해 대체 생산용 신규단지 조성과 대체작목 발굴·육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홍윤표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저장유통과장은 ‘배추 수급 조절을 위한 스마트 APC 구축 전략’ 주제발표에서 “배추는 품질 특성상 무게 대비 부피가 상당히 커서 수확 후 품질 관리가 매우 중요한데, 예냉 및 정밀 저온 저장 기술이 필수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현장 APC에서는 선도유지 기술을 적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현재 20여개의 배추 APC에서 예냉 시설이 제대로 갖춰진 곳은 10%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배추 수확 후 저장 및 유통에서 오는 손실은 작형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략 20~30% 수준”이라며 “적절한 예냉과 정밀 저장 기술이 투입된다면 이러한 손실을 10% 미만으로 줄일 수 있으며 수급 불안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