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선별비 예산 절반 삭감 … 농가 유통비용 증가 ‘비상’

농산물 가격 상승요인 작용, 산지조직화 저해 요인 온라인농산물도매시장 출하 공동선별 ‘빨간불’

2024-06-05     김수용

정부가 공동선별에 소요되는 비용을 일부 지원하는 공동선별비 지원 사업의 올해 예산이 반 토막 나면서 농가의 선별비 부담이 크게 증가했다. 일부 농가에서는 선별비 부담이 늘면서 공동선별의 이탈 조짐까지 보여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난 2002년부터 산지를 조직하고 산지 유통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공동선별에 대해 지원을 늘려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예산이 절반 이상으로 깎이면서 농협, 조공 등의 생산유통통합조직의 공동선별에 비상이 켜졌다.

정부가 지난해 공동선별비로 지원했던 금액은 약 170억 원, 올해는 그 절반 수준인 85억 원이다. 더욱이 공동선별비 지원 사업을 필요 하는 지원조직이 늘면서 조직 간 지원수준은 크게 줄었다. 충남의 한 조직은 지난해 대비 82.8%의 예산이 줄었고 경북의 한 조직은 11억 6,000만 원의 지원금이 줄었다. 앞으로 부족한 선별비용은 농가부담으로 이어질 전망이어서 결국 농산물 가격 상승 요인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북의 한 조직 대표는 “공동선별비가 예산이 크게 줄면서 공동으로 출하하던 사업이 위축되는 것은 물론 수탁사업의 경우 최대 50%의 예산이 지원되던 것이 크게 줄면서 농가의 부담이 늘게 됐다”면서 “농가의 유통비용 부담은 결국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의 부담으로 작용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가 농가 조직화와 산지유통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공을 들였던 사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온라인농산물도매시장의 활성화에도 부정적인 인식이 생기고 있다.

경북의 한 조직 대표는 “공동선별을 위해 참여하는 농민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공동선별비 예산 감소는 농가조직화와 산지유통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며 “특히 온라인농산물도매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던 찰나에 공동선별 지원 금액이 낮아져 농가의 참여가 낮아지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한 농민단체 관계자는 “이상기후로 인해 농산물 가격이 높아 소비자의 주머니를 무겁게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중요한 지원사업의 예산을 줄여 농민과 소비자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면서 “산지 유통 경쟁력 강화와 통합마케팅을 통한 다양한 판로 확보는 농민과 소비자를 위한 필수 정책으로 앞으로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공동선별비 지원 사업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알고 있어 내년 예산에는 증액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