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양파 피해 ‘특별재난지역’ 선포해야

재난 피해 인정 … 보상 1평 당 800원 수준 “생산비 대책 보상률로는 턱없이 부족”

2024-05-29     권성환
생육장애로

유례없는 이상기후로 남부 지역의 벌마늘과 양파가 큰 피해를 입은 가운데, 정부는 이를 농업재해로 인정하고 보상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실질적으로 특별재난지역에 준하는 선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가 발표한 생산비 대책 보상률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겨울 전국 강수량은 236.7mm로 기상 관측이래 가장 많았으며, 강수 일수도 31.1일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 일조시간은 449.0시간으로 지난해 대비 약 120시간 줄어들었다.

특히 피해가 컸던 전남 지역의 경우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평균 강수량이 평년(266.5㎜)보다 76% 증가한 470.5㎜를 기록했으며, 일조량은 평년(749시간)보다 53% 감소한 346시간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악의 날씨가 이어지면서 벌마늘, 양파 등 작물에 생육불량 피해가 속출했다. 이에 정부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지난 22일 전남·전북·경남·경북·제주 5개 지방자치단체에 6월3일까지 피해 조사를 지시하고, 6월 중으로 피해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농가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피해액에 비해 보상금이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재난지원금은 1ha당 농약대 250만 원과 대파대 550만 원 중 하나를 선택해 받을 수 있는데, 대부분의 농가는 농약대를 선택하지만 환산하면 1평당 800원 수준으로 생산비를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해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제주마늘생산자협회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잦은 강수 및 일조량 부족으로 제주지역 마늘 농가들의 피해가 컸다”라며 “지난해 농업 재해 최초로 냉해 피해에 있어 재난지역이 선포된 사례가 있었는데, 올해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마늘, 양파 등 생육 저조가 심각한 만큼 특별재난지역 선포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병덕 전국양파생산자협의회 사무총장은 “이상기후로 생육장애를 입은 양파와 마늘이 농업재해로 인정받은 것은 다행이지만, 재해 보상률이 생산비 대비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며 “전국 피해 지역을 대상으로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해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정섭 전남서남부채소농협 조합장은 “현재 지원금액으로는 피해 복구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특별재난지역 선포와 함께 현실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5월 마늘·양파 생육장애 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나, 마늘은 전년보다 재고량 증가 및 수요 감소 등 영향, 양파는 전년보다 재배면적 증가 및 중만생종 양파가 5월 중순이후 본격 출하되면서 전체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