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가격 점차 안정세로 전환

농식품부, 5월말부터 노지재배 본격 출하되면 안정 전망 벌마늘 면적 증가로 농가피해 확산 … 재고량 많아 수급 이상무

2024-05-09     김수용

크게 올랐던 채소가격이 점차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는 지난 7일 자료를 통해 겨울철 작황 부진으로 급등했던 배추, 양배추, 당근, 대파 등 채소류 도매가격이 4월 중순 정점을 찍고 시설재배 물량 수확이 시작되면서 하락세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재배면적 비중이 크고 생산비가 낮은 노지에서 6월 이후 본격 출하되면 대부분의 노지 채소류 가격은 평년 수준으로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선 배추는 4월 하순부터 충남 예산, 전남 나주 등에서 시설재배 물량이 출하되면서 하락세로 전환됐지만, 김치 업체의 겨울배추 재고 소진으로 수요가 높은 상황에서 시설재배 출하물량은 많지 않아서 가격은 당분간 전년보다 높게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배면적이 전년대비 4% 정도 증가한 노지에서 5월 하순부터 수확되면 빠르게 전년 수준으로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배추도 4월 하순부터 경남 밀양, 대구에서 시설재배 물량이 출하되면서 하락세로 전환됐지만, 일부 지역 작황이 부진해서 가격은 당분간 전년보다 높게 유지될 것이며, 재배면적이 전년대비 3% 증가한 노지에서 6월부터  수확되면 점차 전년수준으로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연합회 사무총장은 “2월 잦은 비로 배추·양배추의 정식이 지연돼 5월 중순 출하 공백 및 6월 홍수 출하를 염려했으나 최근 기상이 양호해 작황이 좋고, 수확시기도 당겨져 순별 출하량도 평탄화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겨울무는 평년과 유사한 4월 하순까지 산지에서 수확이 이뤄졌고, 생산량도 전년대비 증가해 비교적 낮은 가격을 유지했다. 하지만 수확기 잦은 비로 품위가 저하돼 저장무 중 품질이 우수한 물량이 적고, 시설재배 면적도 전년대비 감소해 5월에는 높은 가격을 유지하다가 6월 중순 이후 전북 고창 등 노지에서 출하되면 점차 평년 수준으로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근은 겨울 저장량 급감 여파가 지속되고 있고 재배면적 비중이 큰 시설 봄당근 면적이 전년대비 2% 감소했고, 작황 부진까지 더해져 가격 하락세가 더딜 것이며, 재배의향이 전년대비 8% 이상 증가한 여름당근 출하 시까지 높은 가격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 당근 소비량은 약 19만 톤 수준이며, 이중 중국산 등 수입산이 약 53%를 차지한다.

상추, 깻잎 등 생육기간이 40일 내외로 짧은 품목들은 3월 중순 이후 기상 여건이 양호해짐에 따라 4월부터 가격이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다. 다만, 일조량에 민감 하게 반응하는 작물들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마늘은 재배면적이 전년대비 5.7% 감소(2만 3,291ha)했고, 생육기 고온 및 잦은 강우 등으로 저품위 마늘 발생이 증가 중이며, 일부 지역 작황이 평년보다 부진한 상황이다. 

특히, 2~3월 고온 및 잦은 강우로 인해 제주·전남·경남을 중심으로 벌마늘 면적 비율이 증가해 상품성 저하 물량 증가가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이를 농업재해로 인정하고 지자체 피해조사를 빠르게 진행해 6월말까지 복구계획을 수립해 대파대(1,054만원/ha), 농약대(249만원/ha), 생계비(104만원/농가) 등을 지원하고, 피해가 큰 농가의 농업정책자금 대출금 상환연기와 이자감면(최대 2년)을 지원할 예정이다.

다만 현재 소비 감소 등으로 2023년산 마늘 재고량(1만 4,800톤)이 많아 깐마늘 도·소매가격은 당분간 전·평년보다 낮은 현시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대파는 전남 지역 겨울대파 출하가 종료되고 봄 대파가 2~3월 잦은 강우와 저온 영향으로 출하 지연되면서 당분간 전년대비 높은 가격이 전망된다. 하지만 5월 하순부터 전북 완주, 부안과 경기 포천 등지에서 봄 대파가 본격 출하되면 가격은 점차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5월 이후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도 많을 확률이 높다고 예보하고 있어 노지채소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서는 생육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이에 농식품부는 지난 3월 20일부터 운영중인 ‘노지채소 생육점검협의체’를 통해 농진청의 현장 기술지도와 농협의 약제할인공급 및 농업관측센터의 생육상황 모니터링을 독려하는 등 생육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박순연 유통소비정책관은 “국민들 식탁에 자주 오르는 배추, 무, 대파 등 채소류의 조속한 수급안정을 위해 봄철 생육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하고,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당근, 양배추 등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할당관세를 추진해 물가부담을 낮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