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당관세로 농업 무너진다

2024-04-17     김수용

지난 4월 10일 치러진 22대 총선에서 물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그 중심에 최근 가격이 폭등한 사과와 대파가 논란거리였다.

특히 대파는 본격적인 출하를 앞두고 정치 공세에 밀려 정부가 TRQ 3,000톤을 방출하면서 가격 폭락을 맞았다. 총선기간인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가락시장 대파의 경매가격은 1kg 당 상품기준으로 최저 1,314원에서 최고 1,841원을 기록했다. 가격은 안정세로 돌아섰지만 농민들은 억장이 무너진다.

보통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 산지에서 생산성이 떨어져 공급이 부족해졌기 때문에 가격이 오른다. 생산비가 증가했다는 뜻이다. 농가에서 농산물을 생산하는데 들어간 비용을 챙기려면 적절한 가격이 뒷받침 돼야 하는데 이번 정부를 비롯해 지난 정부들에서 농산물 가격 억제를 위해서 마구잡이로 수입산 농산물을 푸는 바람에 농민들은 원가를 회수하지 못하고 농촌을 떠나고 있다.

우리나라 농산물 중에서 많은 부분이 포전거래로 이뤄진다. 농민이 종자를 심고 싹이 나면 상인이 밭에 놓인 농산물을 사고 키워 수확해 판매한다. 수급에 따라 결정된 가격을 바탕으로 수익을 거둬 사업을 유지했다. 지난 10년간 지나친 농산물 수입정책에 많은 산지유통인인이 업계를 떠났다. 최소한의 가격을 받지 못해 손해를 감당하지 못하고 부도가 난 경우가 허다하다. 산지유통인이 부도가 나면 농민들도 잔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결국 피해는 농민이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올해 산지에서는 포전을 하는 산지유통인의 수가 급격하게 줄었다고 입을 모은다. 농촌에 돈줄이 말랐다는 반증이다. 농업 생태계가 점차 급격한 변화되는 가운데 농민들이 이탈하지 않고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농업의 안정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라도 인위적인 수급조절은 지양해달라는 농민의 아우성이 들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