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곤명-광주 ‘중국 난재배 벨트’

②한국화훼 어떻게 평가받고 있나

2007-11-27     원예산업신문

   
  ▲ 북경 최대 화훼소매시장인 연태화훼시장 내 난 판매장. 중국 소매시장은 춘절에는 매장 대부분이 심비디움을 판매하고, 여름`가을에는 관엽을 위주로 판매해, 난`절화`관엽 등 전문품목을 연중 판매하는 우리나라와는 다르다.  
 
내년 2월 춘절을 앞두고 높은 가격과 품질인정을 기대하며 한국산 심비디움이 속속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 각 지자체에서 발표한 내용들을 보면, 화성시는 9농가 4만5,000평 심비디움 수출단지에서 생산한 심비디움을 2월10일까지 10만본 178만달러(17억원 규모) 상당 수출할 계획. 충남 태안군은 지난 9일 1만3,000본 첫 선적을 시작으로 지난해 58만본 10억여원 대비 120% 이상의 수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예산군도 지역특화사업과 수출농업 지원사업으로 추진한 ‘신품종 심비디움 연중생산 출하사업’을 통해 수출 본격화를 준비중이다.경남 고성난 수출농단은 지난 9일 모두 200만달러어치(10만본)에 대한 중국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울산시 울주군은 지난해 1억9천만원(1만1,500본) 수출실적을 대폭 상향조정해 올해는 5배 이상 늘려 10억원 상당, 6만본을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같은 한국산 심비디움 수출확대에 대해 중국 현지에서 보는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광둥성 광주에서 8년째 한국산 심비디움을 들여와 판매하는 동산난원 추본웅 대표는 “현지바이어들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춘절시장을 겨냥해 수입된 심비디움은 350컨테이너에 달해 예년 270컨테이너에 비해 무려 30%나 늘었다”며 “물량이 늘어난 것도 문제지만 수출품 품질에 못 미치는 저급 심비디움이 많아 한국산에 대한 인식이 더 안좋아졌다”고 지적했다. 추 대표는 “지자체의 수출지원을 악용한 일부 무역업체들도 문제이고, 당장의 실적에 연연해 엄격한 기준없이 물류비를 지원한 지자체, 지방자치제라는 이유로 이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일례로 지난 19일 경남도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10월까지 도내 심비디움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194% 늘어난 1,304만1,000달러를 기록했다. 도의 심비디움 수출은 올해도 적게는 2배, 많게는 5배까지 수출량을 늘린다는 계획이어서 앞으로의 파장도 심각할 전망이다. 농가들의 혼란은 올해초부터 본격화 됐다. 2월 중순인 올해 춘절이 2006년에 비해 늦어져 중국 현지 물량이 부족할 것이라는 예측도 한 몫 했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들의 심비디움 시장 확보와 성과높이기가 더해져 수출지원이 크게 늘면서, 농가들은 저급 심비디움도 수출만하면 생산원가 이상을 지원받을 수 있는 이같은 방법을 찾게 됐다. 하지만 결과는 결코 좋지 못했다. 지자체의 수출지원에 따른 이익은 일부 무역업체들에게 돌아갔고 농가들이 실제 얻은 이익은 크지 않았던 것. 게다가 중국 현지에서의 한국산 이미지가 나빠져 올해 춘절 중국시장은 예측조차 어렵게 돼 버렸다.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중국내 화훼발전 또한 한국산 심비디움의 수출전략에 상당한 부담이다. 광둥성 진촌에서 난 재배 및 수출무역을 하고 있는 박세정씨는 “운남성 곤명, 광둥성 진촌 화훼세계 등을 중심으로 중국 현지인들의 난 재배가 증가하고 있다”며 “현재 짓고 있는 한 곳에서 생산가능한 심비디움 물량만도 한국에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전체물량을 넘을 정도”라고 말했다. 또 “한국난의 중국시장 공략은 무엇보다도 품질경쟁력을 갖춘 고급화가 관건”이라며 “재배규모, 시설`유통`인건비 등에서 경쟁력이 충분한데다 재배기술도 발전하고 있어, 앞으로 2~3년 사이 한국산이 고급화를 완성하지 못하면 중국산에 밀릴 것” 이라고 밝혔다. 물론 품종개선, 철저한 상품관리로 노력하는 농가들도 많다. 경기지역 수출농가들을 중심으로 올해초 수출품종부터 ‘크리센트’, ‘노부꼬’, ‘피스인더월드’ 등 중국에서 선호하는 품종으로 바꿔 좋은 반응을 얻었다. 3~4년전 중국시장의 기호변화를 읽고 도입한 이들 품종은 전년대비, 기존품종대비 본당 5,000원 이상 비싸게 판매됐다. 태안 심비디움은 국내 최초로 생산에서부터 유통, 판매까지에 대한 국제품질경영규격인 ‘ISO9001 인증’을 획득, 국제경쟁력을 높였다. 하지만 한국산 심비디움 품질노력은 보다 확대되고 체계적으로 관리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수출을 진행하는 바이어, 중국 현지 한국농가들도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곤명 심비디움 재배 한국농가인 금호원예 김희석 대표는 “심비디움이 춘절선물용으로 집중소비되기 시작한건 불과 10년전” 이라며 “중국 화훼판매인, 소비자 모두 실망했던 지난해의 문제가 또다시 불거진다면, 고급시장을 주도해온 한국산 심비디움의 이미지 추락은 물론 ‘춘절선물은 심비디움’ 이라는 공식마저 깨져 중국내 심비디움 시장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생산농가`수출농단 등은 현재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는 양란의 품질 및 시장경쟁력 향상을 위한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황규순 심비디움 대표는 “심비디움 수출확대를 위해서는 화훼전업농을 집중 육성해 품질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면서 “‘물고기가 아닌 고기잡는 기술’을 키울 수 있도록 변별력 있는 수출물류비